2024년 11월 27일(수)

대리점 '갑질' 논란에 교복업체 본사가 밝힌 입장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김한솔 기자 = 한 교복업체 본사가 불법행위를 저지르고 대리점주를 상대로 갑질을 벌였다는 주장이 나왔다. 


본사 측은 "대리점주가 사실이 아닌 내용으로 진실을 호도하고 있다"며 이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리점주와 본사간의 주장이 엇갈리면서 진실 공방이 예상된다. 


◇ 대리점주 "A 학생복 본사의 부도덕한 횡포와 탈법을 고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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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 년간 A 학생복 대리점을 운영했다는 이귀영 씨는 회사를 위해 헌신했지만 돌아온 것은 본사의 갑질 뿐이었다고 인사이트에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 씨는 A 학생복 본사가 이의를 제기하는 대리점주를 상대로 일방적인 계약 해지를 일삼았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미납금 액수 2억원을 5억원으로 위조하고, 전 재산을 빼앗아 빈털터리로 만들었다는 게 이 씨의 주장이다. 


이 씨가 항의를 시작한 건 본사 물품 납부가 지연되고나서 부터다. 이 씨는 "교복 특성상 판매 시기가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본사의 늦장으로 인해 대리점은 교복 판매를 시작해야 하는 시점에도 물건을 받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자연스럽게 재고는 점점 쌓여갔다. 이씨는 "본사가 어떤 보상도 하지 않았을 뿐더러 심지어 재고를 모두 대리점의 부채로 떠넘겼다"고 밝혔다. 


◇ "A 학생복, 본사로서의 역할도 제대로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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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씨는 A 학생복 교복 품질에 대한 문제가 언론을 통해 불거졌던 지난 2006년과 2016년, 엄청난 곤혹을 치렀다. 


중국산 원단 사용과 더불어 발암물질 원단을 사용했다는 사실이 보도되면서 브랜드 이미지가 추락하고 많은 대리점이 타격을 입었지만 적절한 대응을 하지 않았다는 것. 


이러한 일이 반복되자 더이상 참을 수 없던 이 씨는 본사에 적극적으로 항의했다. 그러자 본사는 이 씨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하며 미납 대급에 대한 법정 소송을 걸었다. 


이 씨는 기업을 상대로 싸워봤지만 쉬운일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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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싸움에서 패한 이 씨는 살던 집, 매장, 재고 물량 그리고 소유하고 있던 건물까지 17억 원 가량의 재산을 모두 압류당하고 말았다.


이 씨는 포기하지 않고 본사 측에 항의를 이어갔다. 그러던 중 이 씨는 소송 관련 자료에서 자신이  사용하지 않는 인감도장이 찍혀 있는 서류를 발견했다.


이 씨는 본사에서 서류를 위조했다고 주장하며 "진실을 밝혀낼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씨는 "A 학생복 본사의 갑질로 인한 물적 피해와 정신적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다"며 "부도덕한 기업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 "A 학생복 본사가 소비자까지 우롱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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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씨에 따르면 A 학생복의 갑질은 대리점주들만 피해를 본 것이 아니라 교복을 구입했던 일반 소비자에게도 돌아갔다.


이 씨는 "A 학생복 본사가 대리점으로부터 팔다남은 재고를 걷어들인 뒤 안감과 라벨만 새로 교체한 후 신상품으로 속여 판매했다"고 주장했다. 


이 씨 말이 사실이라면 그동안 신제품인줄 알고 구입했던 교복들이 팔다 남은 재고였던 셈이다.


또한 그는 "중국산 원단을 몰래 들여왔으며 학생들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발암물질'이 검출된 원단을 사용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이 씨는 "본사가 부당이익을 취하려고 대리점에 더 비싸게 출고했다"며 "소비자들은 대리점에서 약 5만원 가량 비싼 가격에 교복을 구입했다"고 말했다.


◇ A 학생복 본사 "법적으로 다 끝난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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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학생복 본사는 "절대 사실이 아니다"며 이 씨의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본사 관계자는 납품 시기가 늦어졌다는 이 씨의 말에 대해 "교복 시장구조 자체가 이듬해에 판매할 수량을 대리점에서 정한 다음 본사에 발주하는 구조로 진행된다"며 "해당 대리점의 발주 자체가 늦어져 제품 납기가 늦어질 수 밖에 없었다"고 답했다.


본사 관계자는 미납금 역시 정확하게 책정된 것임을 강조하며 "법적으로 다 끝난일이기 때문에 본사 입장에서 더이상 드릴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A 학생복 본사가 문서를 위조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현재 문서감정을 진행한 후 광주지방청으로 사건이 이송된 사항이다"며 "결과가 나오진 않았지만 위조한 사실이 절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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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의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는 것에는 "전량 회수한 뒤 학생들에게 재공급했다"며 "사과문과 함께 분기별로 유해물질 확인을 지금까지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소비자를 우롱했다는 이 씨의 주장에 대해서도 할 말이 있다고 나섰다. 본사 관계자는 "중국산 원단은 결코 사용한 적이 없다"며 "제일모직의 중국 지사에서 만든 교복이었을 뿐이다"고 해명했다. 


교복 재활용 역시 "본사에서 지시한 적이 없다"며 "이 일이 사실이라면 본사 쪽에서도 브랜드 훼손에 대한 수사를 해야될 사안이다"고 강조했다.


본사 관계자는 "판매 가격은 대리점에서 결정한다. 본사와 대리점의 프로모션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모두 사실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A 학생복 본사와 억울함을 호소하며 시위까지 준비하고 있는 대리점주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