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7일(수)

최태원 회장의 'SK실트론 지분' 취득이 뒤늦게 논란된 이유

(좌) 사진 제공 = SK하이닉스, (우) 사진 제공 = SK그룹


[인사이트] 황성아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해 실트론 지분을 인수한 사실이 뒤늦게 논란이 일고 있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SK그룹 본사에서 기업집단국 조사관들을 파견해 현장조사를 진행했다.


지난해 SK와 최태원 회장이 LG실트론을 각각 70.6%, 29.4% 인수했기 때문이다.


SK가 인수한 LG실트론은 반도체 기초 재료인 실리콘 웨이퍼를 제조하는 회사다. 웨이퍼는 얇은 원판으로 그 위에 IC칩 등을 올려 반도체를 만든다.


당시 LG는 비주력사업을 정리하기 위해 지분 전량을 매각했다.


SK가 LG실트론을 인수했을 무렵 반도체 산업이 다시 호조세를 보였고 SK하이닉스와의 시너지를 통해 SK실트론이 급성장할 수 있었다.


직원들이 메모리 반도체 웨이퍼를 들고 있는 모습 / 사진 제공 = SK하이닉스


SK실트론의 영업이익은 지난 2016년 34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1,779억원 규모로 10배 이상 늘었다.


최태원 회장이 당초 2,535억원에 매입한 지분은 현재 시장에서 1조 3,700억원대로 추정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SK그룹이 지분 전부를 인수하지 않은 것에 대해 최태원 회장이 사적으로 편취하려고 한 것이 아니냐며 지적했다.


그러나 SK 측은 다른 입장을 보였다. 최태원 회장이 오히려 '반도체 산업 보호' 차원에서 지분을 인수했다고 주장했다.


SK 측 관계자는 인사이트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주주총회 특별결의에 필요한 지분을 확보해 재원을 다른 투자에 활용하는 것이 회사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최태원 회장은 반도체 산업 보호 의지로 공개경쟁입찰에 참여했다"며 "당시 중국이나 해외 투자자들의 지분 참여를 막아 기술 유출을 막았다"고 덧붙였다.


사진 제공 = SK


한편 업계 관계자들은 SK실트론이 향후 1~2년 내 IPO를 추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회사의 실적과 현금 흐름이 개선됐을 뿐만 아니라 과거 SK실트론은 한차례 IPO를 시도하다 중단한 바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2년 SK실트론의 공모 예상 가격은 기대치를 밑돌았고 재무적투자자들의 원금에도 못 미치는 수준에 불과할 것으로 예측됐다.


그러나 SK실트론이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까지 웨이퍼 가격 강세에 힘입어 사상 최대 분기 영업이익을 거두며 탄탄한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SK실트론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만 1,761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한 해 전체 영업이익인 1,325억을 크게 상회하는 것이다.


SK실트론이 상반기처럼 호실적을 유지한다면 이르면 내년에 IPO를 재도전할 수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