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7일(수)

강남역서 군고구마 팔다가 '미미박스'로 대박 내 세포라와 손까지 잡은 청년 CEO

사진 제공 = 미미박스


[인사이트] 이하린 기자 = '될 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말이 있다. 


자본금 3,500만원을 들고 뷰티 스타트업 '미미박스'를 만들어 글로벌 거물로 키워낸 하형석 대표가 바로 그 될 성부른 나무였다. 


과거 한 매체와 인터뷰 한 바에 따르면 하 대표는 대학 시절 친구와 함께 강남역에서 군고구마를 팔 때부터 남달랐다. 그는 손님이 1만 5천원짜리 시즌권을 사면 하루에 두 개씩 겨우내 군고구마를 먹을 수 있는 '시즌 자유이용권'을 만들었고, 전화 주문을 받아 직접 집으로 배달까지 했다. 


단골이 점점 늘어나 하루 2~3시간만 저녁 장사를 했는데도 매월 800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그렇게 2003년의 겨울, 하 대표는 4개월 동안 군고구마를 팔면서 3천만원을 넘게 벌었다. 


Facebook 'memebox'


이때의 기억 덕택이었을까. 


하 대표가 2012년 창업한 미미박스도 맨 처음에는 '서브 스크립션 비즈니스 모델'로 문을 열었다. 매월 1만 6,500원의 구독료를 내면 소비자에게 7~8만원어치의 최신 화장품을 한 박스씩 보내주는 식이었다. 


현재는 이 시스템 대신 한국의 화장품과 뷰티 기기 등을 해외에 소개하는 플랫폼 역할과 화장품 제조 판매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사업 첫해인 2012년 미미박스의 거래액은 10억원에 불과했지만 다음 해 무려 400%가 넘는 성장세를 기록하며 뷰티 스타트업계의 '괴물'이 탄생했음을 알렸다. 


2014년에는 국내 스타트업 최초로 세계적인 액셀러레이터 와이콤비네이터의 투자를 받아 화제를 불러 모았다. 이후 야후 공동 창업자 제리양, 디즈니 최고경영자 출신의 풀 프레슬러 등 세계 곳곳의 유명 투자자들로부터 우리 돈 약 33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는 '대박'을 냈다. 


뷰티 유튜버 '포니' / Instagram 'memebox_korea'


2015년부터는 '아임미미', 뷰티 유튜버 포니와 함께한 '포니이펙트' 등 자체 브랜드도 개발하면서 화장품 제조 및 유통 서비스 쪽으로 본격적인 영역 확장을 시작했다.


국내뿐 아니라 중국, 미국, 동남아 등에 적극적으로 진출해 해외 시장 개척에도 힘쓰던 미미박스는 최근 세계 최대 화장품 전문 유통 업체인 '세포라(Sephora)'와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하면서 또 한 번 이목을 끌었다. 


세포라는 프랑스의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그룹이 운영하는 화장품 전문 유통 기업이다. 미국은 물론 유럽, 중국 등 전 세계 30여개 국가에서 2천여개가 넘는 화장품 편집숍과 온라인숍을 운영 중이다. 


사진 제공 = 미미박스


그렇다면 글로벌 업체와 투자자들은 왜 이토록 미미박스를 눈여겨보는 것일까. 정답은 온라인 및 모바일 뷰티 시장의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에 있다. 


메이크업 자체에 관심도가 높은 한국, 앞으로 화장하는 인구가 더욱 늘어날 중국, 그리고 기본적으로 화장품 소비액이 높은 미국 등에서 양질의 화장품을 편리하게 구매하고자 하는 욕구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글로벌 니즈에 힘입어 현재 미미박스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프란시스코, 중국 상하이 등에 미미박스 지사를 설립하고 뷰티 이커머스 세계 시장에서 일인자가 되기 위한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한국 본사에서도 미국, 중국 등의 현지 직원과 한국 직원이 함께 모여 일하며 영어를 기본으로 쓸 정도로 해외 시장 장악에 대한 욕심이 크다. 


Instagram 'memebox_korea'


국내외 모두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미미박스는 지난해 국내에서만 연 매출 440억 이상을 기록했다. 해외 매출까지 합하면 600억이 넘는다. 


한국의 작은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미국 실리콘밸리 투자자들을 매료시키고, 이제는 완전한 글로벌 시장 점령을 노리는 미미박스의 하형석 대표. 


세계적인 화장품 유통업체 세포라와 손잡고 한 단계 더 성장할 미미박스의 미래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