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7일(수)

한국에서 '이자 장사'로 떼돈 버는 일본계 저축은행 4곳

(좌) YouTube 'SBI저축은행', (우) YouTube '산와대부'


[인사이트] 황성아 기자 = 당장 급전이 필요한데 신용이 낮아 은행에서 대출이 어려운 서민들은 저축은행으로 눈을 돌린다.


저축은행의 대출금리는 높은 편에 속하지만 대출 기준이 낮고 빠르게 돈을 빌려줄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이 선호한다. 


"산와 산와 산와 머니~"와 같은 중독성 강한 멜로디나 "금니 때문이지"와 같은 재미있는 드립(?)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던 광고를 한 번쯤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한눈에 쏙 들어오는 웃긴 광고 영상을 보고 그저 가볍게 넘기겠지만 돈을 빌려주는 '쩐주'들은 사실 '일본계' 저축은행이라는 '불편한 진실'이 감춰져 있다.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업계 관계자들은 일본에 모기업을 둔 저축은행들이 한국에 진출하는 이유가 일본에서 0%대에 가까운 금리를 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일본에서 제로에 가까운 싼 금리로 한국에서 '이자 장사'를 벌여 편하게 떼돈을 벌고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는 저축은행에 대한 규제 장벽이 상대적으로 낮고 금리가 높아 일본 기업들 사이에서 '손 쉬운 시장'으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일본계 저축은행이 한국에서 '이자 놀이'를 한 뒤 막대한 이익을 다시 일본으로 보내고 있다는 사실을 한국 소비자들은 모르고 있다.


업계에서 일본계 저축은행을 우려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유도 바로 그런 이유에서다. 소비자들이 잘 모르고 있는 일본계 저축은행들을 모아봤다.


1. 산와머니 - SF코퍼레이션


YouTube '산와대부'


산와머니(산와대부)는 일본 대부회사 SF코퍼레이션의 한국 법인이다.


지난 2002년 8월 국내에 처음 진출해 전략적으로 영업했다. 그 결과 지난해 업계 불황에도 2천억원에 육박하는 순이익을 거둘 수 있었다.


일본에서 저금리에 돈을 빌려와 국내에서 고금리로 대출하는 영업 방식으로 수익을 내며 사업을 확장한 것으로 알려져 한때 비난을 사기도 했다.


산와머니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산와머니는 지난해 1,938억원의 순이익을 거뒀고 영업이익도 2,22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20% 이상 증가한 것이다.


산와머니의 대주주는 일본 산와그룹이 100% 출자한 페이퍼컴퍼니 유나이티드로 95%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유나이티드 대표이사인 야마다 고이치로가 나머지 지분 중 4.85%를 갖고 있다.


2. SBI저축은행 - SBI그룹 


YouTube 'SBI저축은행'


2018년 7월 저축은행 브랜드평판에서 1위를 차지한 SBI저축은행. 


SBI저축은행은 지난 2013년 일본의 투자금융회사 SBI가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국내 시장에 진출했다. 


모기업의 자본력 덕분에 시작부터 공격적인 경영 행보를 펼쳤다. 그 결과 업계 1위로 단숨에 오를 수 있었다.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SBI저축은행은 지난 2분기 당기순이익이 지난 1분기와 비슷한 4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202억원)보다 2배가량 높은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SBI저축은행이 지난해부터 20% 이상 고금리로 대출한 점과 대손충당금이 환입될 것을 반영해 이같은 분석을 내놓았다. 


3. JT친애저축은행 - J트러스트


YouTube 'JTRUST'


일본 J트러스트가 지난 2015년 옛 SC저축은행을 인수한 뒤 출범한 JT친애저축은행.


지난해 JT친애저축은행의 순이익은 전년 대비 45.7% 줄어든 51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였다. 


지난해 2분기 8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기 때문. 하지만 올 2분기에는 흑자전환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JT친애저축은행은 중금리 신용대출 상품인 '원더풀 와우론'이 누적 실적 3천억원 돌파했다고 밝혔다. 


원더풀 와우론은 지난 2015년 12월 업계 최초로 출시된 상품이다. 높은 대출 한도와 유연한 대출 조건으로 특히 직장인들에게 높은 관심을 받았다. 


4. OSB저축은행 - 오릭스 그룹 


Facebook 'osbbank'


일본 대부업체 오릭스 코퍼레이션의 계열사인 OSB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오릭스 코퍼레이션은 OSB저축은행의 지분 76.8%를 보유해 대주주나 다름없다. 


오릭스는 지난 2010년 자산 규모 6,900억 원이던 푸른2저축은행을 1,200억 원에 사들이고 사명을 OSB저축은행으로 변경했다. 


그로부터 약 5년 만에 오릭스는 OSB저축은행을 1조 2,000억원에 달하는 대형 저축은행으로 키워냈다.


최근 금융 업계에 따르면 OSB저축은행은 저축은행 중에서 가장 높은 대출금리를 받아온 것이 확인돼 논란이 일었다. 


당시 금융감독원이 밝힌 OSB저축은행의 대출금리는 22.6%였으며, 이 금리로 대출한 비중만 96.4%에 달했다. 일본계 저축은행들이 한국에서 특히 비난을 받는 이유도 바로 이러한 과도한 '이자 놀이'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