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부모의 의료비를 지원하는 자녀 10명 중 8명이 가계소득이 줄어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간병비 등을 조달하기 위해 부모의 보험금을 활용하는 비율은 5명 중 1명에 불과해 보험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 은퇴연구소는 최근 이와 같은 내용의 '고령자 의료소비 실태 및 인식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지난 6월 5~11일 진행된 심층 면담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의료비로 1,000만원 이상 지출한 고령자의 평균 의료비 지출액은 3,228만원으로 조사됐다.
이중 입원 진료비가 1,322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간병비 469만원, 외래 진료비 424만원 등으로 집계됐다.
고령자 의료비는 보통 자녀(47%)의 지원으로 충당됐다. 보험금을 활용하는 경우는 18%에 불과했고 금융자산을 처분해 마련되는 경우도 11% 뿐이었다.
문제는 부모 의료비를 지원하는 자녀의 82%가 '가계소득'의 감소를 경험했다는 사실이다.
부모의 부족한 의료비를 메우려 자녀들은 모아 둔 금융자산을 활용하거나(46%), 생활비를 아끼고(26%), 빚(10%)을 낸 경우도 있었다.
부모 의료비 부담 경험 때문에 설문에 참여한 자녀 대부분(95%)이 '노후 의료비 준비가 필요하다'고 대답했지만 실제로 준비하고 있다는 답변은 48%로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자신의 의료비용을 부담하기 위해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는 실손보험(46%), 생활비 보장하는 암/CI보험(28%) 등 보험을 활용하겠다는 답변이 74%였다.
이들이 민간보험을 통해 노후 의료비를 대비하려는 것은 공적 건강보험에 대한 불신(58%) 때문이 많았다.
또한 의료비 외에 아팠을 때 부족할 수 있는 생활비(36%)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는 답변도 있었다.
조명기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부모의 노후의료비 때문에 부모 자신은 물론 자녀의 가계와 심지어 가족관계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었다"며 "투병기간이 길어지는 추세를 감안해 치료비 뿐만 아니라 간접비용도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