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이하린 기자 = 지하철에서 심정지 상태에 빠진 중년 여성을 심폐소생술(CPR)로 살려낸 '시민 영웅'이 있다.
SK하이닉스에서 반도체 설계를 담당하는 신태현(42), 이성동(42) 책임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 4월 23일 퇴근길, 신 책임과 이 책임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함께 회사를 나서 지하철을 타러 갔다.
그런데 두 사람이 탄 6호선 지하철에서 한 중년 여성이 앉은 자세 그대로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앞으로 고꾸라진 여성은 미동조차 없었고 사람들은 놀라서 서로 쳐다볼 뿐 누구 하나 쉽게 행동하지 못했다.
이때 신 책임과 이 책임이 나섰다. 이 책임은 승객들이 119에 신고할 수 있도록 큰 소리로 "6OOO호차 7-2번에서 중년 여성이 쓰러졌습니다!"라고 외쳤고 신 책임은 재빨리 여성의 상태를 확인했다.
심장 박동이 멈춰 한 시가 급한 상황. 신 책임은 망설임 없이 CPR을 시작했다. 가슴 압박 30회를 실시하고 다시 2차 CPR을 시작하려던 찰나, 환자가 작은 신음과 함께 의식을 되찾았다.
신 책임과 이 책임은 다음 역에서 환자를 부축해 내리고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대원에게 넘겼다.
이 모든 것이 불과 5분 남짓한 시간 동안 벌어진 일이었다.
어떻게 일반 회사원이 위급 상황에서 사람의 생명을 좌지우지하는 골든타임을 지켜낼 수 있었을까. 두 책임은 SK하이닉스의 사내 안전 교육 덕이었다고 입을 모은다.
신 책임은 사내에서 진행되는 CPR 전문가 과정을 이수한 덕에 실제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대응이 가능했고, 이 책임은 팀에서 안전보건환경 담당자로 활동 중이어서 빠른 판단을 내릴 수 있었다.
평소 교육을 받아온 것들이 쌓여 한 사람의 소중한 생명을 살리는 기적을 만들어낸 것이다.
순식간에 사내외에서 '퇴근길 영웅'이 된 이들은 오히려 겸손하게 말한다.
"대부분의 배움은 나를 위해 사용되지만 응급처치는 다르다. CPR과 같은 응급처치를 배우는 것은 오로지 내가 아닌 타인을 위함이고, 우리는 회사에서 배운 것을 실행에 옮겼을 뿐이다"라고 말이다.
누군가는 지루한 의무 교육의 일환이라고 여길 수 있는 사내 안전 교육을 철저하게 받고 결국 선한 결과까지 이끌어낸 두 책임의 성실함, 그리고 용기가 사회와 기업에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