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8일(목)

어려운 한국 자동차 산업 살리려고 주한 미국 대사에 고개 숙인 허창수 회장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과 해리 해리스 신임 주한 미국 대사 / 사진 제공 = 전경련


[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한국 자동차에 '무역확장법 232조' 적용 안 되게 해달라"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이 해리 해리스 신임 주한 미국 대사에게 한국 자동차에 대한 미국 정부의 수입 자동차 관세 부과가 배제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요청했다.


허 회장은 지난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해리스 신임 주한 미국 대사를 만나 한미 통상 현안과 미·중 통상 분쟁, 한반도 안보 등 최근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며 이 같이 요청했다.


이날 허 회장은 한국과 미국이 1953년 한·미 동맹 체결, 2012년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발효, 지난 3월 FTA 개정 협상 타결 등을 통해 긴밀한 협력 관계와 공동 번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사진 제공 = 전경련


그러면서 미국이 동맹국인 한국에 대해 철강, 알루미늄 관세 부과 부과를 검토했던 것처럼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 관세 부과를 검토하고 있는 데 대해 깊은 우려를 표했다.


현재 미국 상무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무역확장법 232조'에 의거해 수입 자동차와 부품에 최대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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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회장은 해리스 대사에게 "현재 미국이 수입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에 대해 무역확장법 232조 적용을 추진하는 것은 무역 장벽을 높이고 글로벌 공급망을 와해시키는 등 부정적 영향이 크다"면서 "동맹국인 한국에 대해 이 조항의 적용이 배제될 수 있도록 해리스 대사가 함께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해리스 대사는 "양국 협력 관계 강화를 위해 전경련과 미 대사관이 함께 협력하자"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 한국이 미국에 더 많은 투자를 해주기를 바란다"며 "다음주에 미국 켄터키 주에서 투자 유치를 위해 방한할 예정인데 한국 기업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자동차 산업은 현재 침체기를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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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자동차 관세 우려에다 내수와 수출의 동시 부진으로 생산량이 점점 줄어들고 있기 때문.


지난달 20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상반기(1~6월) 자동차 산업 동향에 따르면 상반기 완성차 생산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3% 감소한 200만 4,744대를 기록했다.


수출은 122만 2,528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5% 감소했다. 멕시코 등 해외 현지 공장의 생산이 본격화 됐지만 미국 등 주요 시장 판매가 줄었기 때문이다.


또한 이 기간 내수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90만대를 기록했지만 수입차는 판매량이 17.9% 증가한 반면 국산차는 3.3% 줄어들었다.


이처럼 국내 자동차 산업이 유례 없는 위기를 맞자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업계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 위해 신임 주한 미국 대사에 미국 정부의 수입 자동차 관세 부과가 배제될 수 있도록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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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정부도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시한을 당초 올 연말에서 내년 상반기까지 연장하는 것을 검토할 계획이다.


이는 내수 진작을 통해 침체 위기에 빠진 국내 자동차 산업을 지원하고, 고용 개선까지 이끌겠다는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