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8일(목)

오늘(20일)부터 부분 파업 돌입한 기아차 노조가 사측에 제시한 터무니없는 요구안

사진 = 고대현 기자 daehyun@


[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기아자동차 노조가 오늘(20일)부터 24일까지 5일간 부분 파업에 돌입한다.


2018년 임금 및 단체 협약 협상(임단협)에서 사측을 압박하기 위해 '파업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판매 부진과 미국의 통상 압박으로 가뜩이나 힘든 국내 자동차 산업이 비상이 걸린 상황에서 기아차 노조가 부분 파업에 나서자 업계 안팎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0일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기아차 노조는 지난 17일 소하지회 조합원 교육장에서 쟁의대책위원회 2차 회의를 열고 20일부터 24일까지 4∼6시간씩 부분 파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기아차 노사는 앞서 지난 6월부터 임단협 교섭을 벌여왔다.


노사는 당초 여름 휴가 전 타결을 목표로 교섭을 진행했으나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고, 휴가가 끝난 지난 7일부터 협상을 재개해 2주간의 집중 교섭 기간을 가졌다.


하지만 이 또한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노조는 16일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회사의 제시안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있는 내용이 아니었다. '개악안'을 철회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교섭은 없다"고 밝혔다.


뉴스1


다만 파업 결의를 하면서 "교섭이 재개되면 정상 근무를 하겠다"는 단서를 달았다.


기아차 노조는 기본급 11만 6,276원(5.3%)을 인상하고, 영업이익의 30%를 인센티브로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뉴스1


반면 사측은 기본급은 4만 3천원 올리고, 성과급 250% 및 일시 격려금 270만원(상품권 20만원 포함)을 지급하는 안을 제시했다.


결국 사측과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교섭 결렬을 선언한 기아차 노조가 오늘(20일)부터 부분 파업에 들어가는 가운데, 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국내외 판매 부진이 장기화되고, 미국의 통상 압박으로 국내 자동차 산업에 먹구름이 드리워졌기 때문이다.


실제 올 상반기 기아차의 영업이익은 6,58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868억원)보다 16.3% 감소했다. G2(미국·중국) 시장에서 부진한 게 실적 악화의 주 원인이다.


뉴스1


따라서 기아차는 하반기에 실적 개선을 이뤄내야 하는데, 노조가 부분 파업에 돌입하면서 계획에 큰 차질을 빚게 됐다.


또한 '형제'라고 할 수 있는 현대자동차 노사가 여름 휴가 전에 임단협을 타결한 점도 비판의 주된 이유 중 하나다. 현대차 노조의 경우 회사의 경영 위기에 공감하며 '파업 카드'를 꺼내기 보다 사측과 합의를 이뤄냈기 때문이다.


앞서 현대차 노사는 기본급 4만 5천원 인상, 성과급 250% 및 일시금 300만원(상품권 20만원 포함) 지급 등에 합의했다. 현대차 노사가 여름 휴가 전 협상을 마무리 지은 것은 8년 만이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이와 관련해 한 업계 관계자는 "그간 기아차 노사는 현대차 노사가 타결한 수준을 그대로 이어왔다. 그런데 올해는 다르다"면서 "기아차 노조가 유리한 협상을 위해 관례적인 파업을 반복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국내 자동차 산업의 상황은 매우 안 좋다. 노사가 힘을 모아 위기를 극복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반복되는 노조 파업은 국내 자동차 산업의 자멸을 이끌 것이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