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올해도 역시 백색가전 부문 '만년 2위' 삼성전자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에서도 '가전명가' LG전자에게 또 졌다.
삼성전자는 매출 규모면에서 LG전자를 훨씬 앞서고 있지만 수익성을 놓고 따졌을 때 LG전자가 지난해 역전에 이어 올해도 큰 격차를 벌여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3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 올해 가전 사업부문 매출은 각각 20조 1,400억원과 18조 1,22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만을 놓고 비교했을 때 2조 180억원이 차이가 난다.
지난해 상반기 4조 2,090억원 차이를 보였던 것과 비교하면 삼성전자와 LG전자 간의 매출 격차가 절반 이하로 크게 줄었다.
가전 사업부문 매출만 놓고 봤을 때 삼성전자가 LG전자를 앞서는 것처럼 보이지만 수익면을 놓고 비교하면 LG전자가 삼성전자를 훨씬 압도했다.
삼성전자는 가전 사업부문 영업이익이 1분기에 2,800억원, 2분기 5,1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7,900억원을 달성한 것이다.
반면 LG전자의 경우 가전 사업부문 영업이익이 1분기 9,030억원, 2분기 8,642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LG전자가 삼성전자를 1조 1천억원 이상 앞선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삼성전자를 앞섰다.
매출 대비 영업이익을 나타내는 영업이익률에서도 LG전자가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가전 사업부문에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률은 3.9%로 11.0%를 기록한 LG전자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이와 같은 LG전자 가전 사업부문의 선전은 프리미엄 시장에서 의류관리기 '스타일러'와 '건조기' 등 신(新) 가전 분야를 중심으로 시장 입지를 강화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하반기 연말 성수기가 돌아오는 만큼 프리미엄 제품을 적극적으로 확대해 수익성 확보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가전 사업부문 시장과는 대조적으로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올해도 LG전자를 꺾고 사실상 완승한 분위기다.
모바일 사업부문에서 삼성전자는 상반기에만 매출 56조 500억원에 6조 4,4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LG전자는 모바일 사업부문에서 매출 4조 2,308억원에 3,21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13분기 연속 적자인 셈이다. 현재 LG전자 모바일 사업부문은 지난 2015년 2분기부터 2018년 2분기까지 13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LG전자는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기 위해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LG V40 씽큐(ThinQ)' 등 출시로 자존심 회복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 삼성전자와 애플 등 경쟁 제조업체들이 연달아 신제품 출시를 예고한 상황이어서 언제쯤 LG전자 모바일 사업부문의 먹구름이 가실지 주목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모바일 사업부문과 가전 사업부문에서 각각 선전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이들 두 업체 모두 미래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경쟁적으로 '인공지능(AI)' 투자에 적극 뛰어들었다.
먼저 삼성전자는 주요 국가에 '글로벌 AI 연구센터'를 설립한 것도 모자라 '넥스트 Q 펀드'를 조성하는 등 AI 관련 스타트업 투자에 나섰다.
LG전자 역시 이에 뒤질세라 미국 실리콘밸리에 AI 연구조직인 '어드밴스드 AI'를 설립하고 캐나다 토론토에 AI 연구를 전담하는 연구소 문을 여는 등 미래 먹거리 확보 및 선점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LG전자가 해외에 AI만을 연구하는 연구소를 차린 것은 처음이다. 미래 먹거리로 전망되는 AI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본격적인 행보에 나서는 모양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LG전자 경우 AI 기술이 미래 가전, 모바일 사업부문에서 승부를 가르는 결정적인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두 업체간의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