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토)

'아래한글'에서 이완용은 되고, 안중근은 안 되는 한자변환 기능

(좌) 온라인 커뮤니티, (우) 아래한글 캡처


[인사이트] 김연진 기자 = 이완용(李完用). 일본에 나라를 팔아먹은 친일파다. 둘째가라면 서러운 최악의 매국노.


안중근(安重根). 침략의 원흉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하고, 민족을 위해 희생과 헌신을 아끼지 않은 독립운동가다. 모두의 존경을 받는 민족의 영웅.


사실 말이 필요 없다. 부연 설명 없이도 이완용이 얼마나 나쁘고, 안중근 의사는 얼마나 위대한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아래한글'만 빼고 말이다.


지난 29일 연극연출가 김상수는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강효백 경희대학교 법무대학원 중국법학과 교수의 책 내용을 소개하며 '아래한글'의 문제를 지적했다.


강효백 교수의 책은 바로 지난 23일 출간된 '법은 고치라고 있다'로, 본문 내용 중에는 '아래 한글'HWP은 '일본 아래한글인가?'라는 제목의 글이 실려 있었다.



내용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강 교수는 "아래한글이 일본의 역사 인식에 기초해 언어 설계가 되어 있다"라고 고발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아래한글의 한자 변환 기능을 지적했는데, '고려(高麗)', '안중근(安重根)'은 한자 변환이 안 되지만 '이등박문(伊藤博文, 이토 히로부미)'은 정확하게 변환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전봉준, 김좌진, 신채호, 이봉창 등 대부분 애국지사들은 한자 변환이 안 됐다.


반면 을사오적인 이완용, 권중현, 박제순 등 친일파의 이름은 한자 변환이 됐다. 역설적이다.


아래한글 캡처


또한 '을사보호조약', '한일합병조약', '내선일체' 등 일본 역사 인식이나 식민사관에 기반한 단어는 아래한글 프로그램이 인식했다.


하지만 '을사늑약', '한일병탄', '일제침략' 등 한국의 역사 인식에 기초한 단어는 인식하지 못했다.


실제로 확인해본 결과 2014년 버전은 물론이고 2018년 최신 버전도 마찬가지인 상황이었다.


강 교수는 "'한글과 컴퓨터' 회사 지분에 일본 자본이 유입돼서 그런 것인가? '한글과 컴퓨터'에 충분한 해명과 시정조치를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모든 내용을 고발한 김상수는 페이스북 게시물을 통해 의견을 더했다. 그는 "강 교수의 문제 제기 이후 시정을 약속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 문제는 제대로 따지고 확실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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