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8일(목)

치과의사 포기하고 '토스(Toss)' 만들어 기업 가치 '1조 회사'로 키운 청년 CEO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 토스 공식 블로그


[인사이트] 최민주 기자 =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직업을 뒤로 하고 창업전선에 뛰어는 한 치과의사는 누적 다운로드 1,800만건을 자랑하는 모바일 계좌이체 앱을 만들었다.


'핀테크'의 기본이자 가장 대표적인 사례라면 '간편 송금'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공인인증서 확인 절차와 보안코드를 입력해야 했던 복잡한 기존 뱅킹 시스템과 달리 간편 송금은 예금주와 계좌번호, 혹은 휴대폰 번호만 알면 20초만에 송금이 가능하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상상으로만 그쳤던 이 간편한 시스템은 무작정 창업길에 나선 한 젊은 치과의사가 보편화했다.


토스 공식 블로그


주인공은 바로 모바일 금융 앱 '토스(Toss)'를 운영하는 이승건(36) 비바리퍼블리카 대표다.


지난 2011년 사업을 구상할 무렵 이승건 대표는 마케팅이나 영업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었다. 6년간 학과 공부를 마치고 치과의사 면허를 딴 의료인이었기 때문이다.


서울대학교를 나온 수재에 고수익이 보장되는 안정적인 직업을 가지고 있었지만 이 대표의 마음에는 늘 채워지지 않는 한 구석이 있었다.


삶의 의미를 찾고자 장애인 치과병원에서도 근무했지만 뭔가 부족함을 느꼈고 이후 3년간 공중 보건의로 전남 목포의 외딴 섬에서 군생활을 하게 됐다.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 토스 공식 홈페이지


이곳에서 이 대표는 자기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치과의사는 자신에게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차렸고 사회적 명망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군생활 내내 거의 매일 책을 읽고 독서 모임을 가지며 가치관을 정립해 온 이 대표는 이를 실현하고자 2011년 4월 21일 제대 후 곧바로 사업자 등록을 했다.


창업 초창기에는 이 대표 본인이나 창업 멤버들이 필요하다고 느꼈던 서비스를 개발해 선보였다.


그러나 여러번의 실패 끝에 결국 '나' 보다는 사회가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개발하는 일이 성공의 핵심임을 깨달았다.


토스 공식 블로그


지난 2014년 번거로운 송금 절차를 간소화하는 앱을 개발하기로 결정했을 때 이번에는 금전적인 어려움이 닥쳤다.


투자를 받으려 했지만 당시 벤처기업지원특별법상 금융과 관련된 업종은 투자를 받을 수 없었다.


결국 해외로 눈을 돌린 이 대표는 실리콘밸리 투자자를 찾아갔고 핀테크와 함께 성장할 '토스'의 가능성을 알아본 투자자는 2시간만에 10억원의 투자를 결정해줬다.


이후 또다른 해외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지원 덕분에 2015년 서비스를 시작한 '토스'는 소비자들의 큰 호응 속에 빠르게 성장했다.


토스 직원들 / 토스 공식 블로그


토스가 등장한 후 대기업에서 비슷한 서비스를 론칭하고 있지만 토스는 간편 송금의 원조로 평가된다.


올해 5월까지 앱 누적 다운로드는 1,800만을 돌파했고 누적 거래액은 18조원에 달한다.


단순 송금 이외에도 더치페이, 자동이체, QR결제 등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며 "송금은 귀찮지만 토스는 쉽다"는 슬로건으로 승승장구하는 중이다.


최근에는 기업 가치 1조원이 넘는 차세대 '유니콘 기업'이 될 것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한국 핀테크 산업의 대표주자로 거듭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