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8일(목)

무선청소기 시장에서 'LG 코드제로 A9' 잘 나가자 소송 걸어 발목 잡는 다이슨

사진제공 = 다이슨, LG전자


[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영국 가전업체인 다이슨이 무선청소기 시장에서 경쟁업체인 LG전자에게 밀리지 무선청소기 광고를 문제 삼으며 소송을 또 제기했다.


다이슨과 LG전자가 무선청소기 광고 문구를 두고 법적 다툼을 벌이는 것은 이번이 벌써 네 번째로 다이슨 스스로 '다이슨-LG' 양강 구도를 굳혀주는 셈이 아니냐는 평가가 줄을 잇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다이슨은 LG전자를 상대로 'A9 무선청소기' 일부 표시·광고 문구가 허위, 과장으로 설명돼 있어 소비자들이 오해할 수 있다며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다이슨 측은 "소비자들의 제품 선택에 영향을 주는 표시, 광고는 사실에 근거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며 "LG전자의 일부 표시·광고가 소비자를 오인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는 다이슨이 법원으로부터 광고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받은지 불과 3개월만에 또다시 LG전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사진제공 = 다이슨


앞서 다이슨은 지난해 11월 LG전자가 프리미엄 무선청소기 '코드제로 A9'을 출시하면서 흡입력 등을 과장해 광고했다며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다이슨이 LG전자를 상대로 낸 소송과 관련 당시 재판부는 거짓·과장의 표시 및 광고라고 보기 어렵다며 LG전자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코드제로 A9'의 성능 표현이 전문 인증 시험기관이 객관적인 방법에 따라 측정한 시험 결과를 인용했다"며 "소비자의 오인을 초래한다거나 공정한 거래 질서를 해한다는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업계에서는 다이슨이 LG전자를 상대로 또다시 소송을 제기한 것은 한국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에게 밀리자 위기감 탓에 소송 카드를 쓰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하더라도 다이슨이 무선청소기 시장 점유율 90%를 차지하며 압도적인 강자였지만 LG전자 '코드제로 A9' 등 출시로 최근 40%대로 시장 점유율이 떨어졌다.


LG전자 '코드제로 A9' / 사진제공 = LG전자


반면 LG전자는 '코드제로 A9' 등의 인기에 힘입어 40%대 시장 점유율을 보이면서 다이슨과 함께 무선청소기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국 시장에서 다이슨의 점유율이 1년 사이 반 토막이 나는 등 점유율이 빠르게 내려갔다"며 "아마 다이슨도 위기감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소장을 면밀히 검토한 후 적극 대응할 방침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무선청소기 시장에서 경쟁 관계인 다이슨과 LG전자 간의 광고 관련 '소송전'은 사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다이슨과 LG전자는 2015년 호주와 2016년 한국에서 각각 다이슨 측의 허위 광고와 부당 비교 시연에 대해 소송전을 벌였다. 당시 모두 다이슨 측이 광고 중단 및 재발 방지를 약속하며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