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8일(목)

과도한 '실적 압박'에 두 자녀 남기고 스스로 목숨 끊은 KB국민은행 직원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이하린 기자 = KB국민은행 영업부 직원이 실적 압박에 괴로워하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사랑하는 아내와 두 자녀까지 둔 A씨가 자택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 배경에는 사측의 과도한 실적 압박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18일 서울 영등포구 국민은행 여의도 본점에서는 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지부가 기자회견을 열고 사건의 진상 규명 및 관련 책임자의 처벌을 요구했다. 


KB 노조에 따르면 A씨는 숨지기 전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다가 부서 이동 의사까지 밝혔으나 회사 측은 이를 외면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A씨가 숨지기 직전 4개월간 몸담은 중부지역영업그룹은 KB국민은행 'KB스타팀' 소속으로 아웃바운드방식의 대출 등 영업이 주요 업무다. 


매주 수기로 실적을 보고하는 것은 기본이고 월 말에는 행장·회장 보고용 자료를 만들기 위해 무에서 유를 창조해야 했다. 그 과정에서 A씨는 중부지역영업그룹의 B 대표와 잦은 갈등을 빚었다고 전해진다. 


노조가 공개한 A씨의 메모에는 "B 대표와 잘 맞지 않는다", "어찌 보면 조직에서 상사가 시키는 일을 하는 건 당연하다", "내가 싫으면 떠나면 된다. 인연에 얽매이지 않는 곳으로…"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노조에 따르면 A씨는 최근 1년간 은행장 표창을 3번이나 수상할 정도로 업무 능력이 탁월한 직웠이었으나 지난 1월 광화문지점에서 중부지역영업그룹으로 자리를 옮긴 후부터 극한의 압박감에 힘들어했다고 한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이날 기자회견에서 노동조합은 "해당 지역영업그룹 대표를 즉시 해임하고 아웃바운드사업본부 책임자를 경질하라"고 말하는 한편 "노조와 유가족 앞에 공식적으로 사과하라"고 강력하게 요구했다. 


또한 "스타팀 운영방식과 제도를 확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며 또 다른 피해자를 만들지 말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사건과 관련해 국민은행 측은 "깊은 애도를 표하며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