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문지영 기자 = 사업에 실패하고 경제적으로 어려워진 한 여성이 집을 잃고도 반려견 13마리와 '마티즈' 자동차 안에서 함께 살아왔다.
지난 3일 동물권단체 케어는 네이버 해피빈을 통해 3년간 비좁은 자동차 안에서 뒤엉켜 살아온 13마리 강아지와 녀석들의 주인의 보금자리를 마련하기 위한 모금을 시작했다.
사연에 따르면 강아지들의 주인은 병들고 나이도 많은 유기견을 구조해 돌봐왔다. 그러나 사업 실패로 길거리로 나앉게 된 그녀는 방을 얻을 돈이 없어 유일하게 남은 재산이었던 경차에서 강아지들과 함께 살기로 마음먹었다.
이 여성은 빨리 돈을 모아 방 한 칸이라도 구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강아지들만 차 속에 두고는 불안해서 일을 하기도 어려웠다. 또 강아지들을 자주 운동시켜주어야 했기 때문에 제대로 된 직업을 구하지도 못했다.
결국 이 여성은 결국 밤에만 잠시 일을 할 수 있는 대리운전을 시작했다. 주인이 일을 하는 동안 강아지들은 좁은 차에 태워진 채 경기도 외곽의 한적한 야산에서 기다려야 했다.
이런 생활이 이어지자 집을 구해야겠다는 꿈은 멀어져만 갔다. 여성은 폭염 속에서 강아지들이 힘들지 않도록 그늘을 찾아 다녔고 추운 날에는 차에 히터를 켰다.
그러나 그마저도 기름 값을 아끼기 위해 여성은 겨울 대부분을 두꺼운 이불을 둘둘 말아 강아지들과 함께 꼬옥 끌어안고 밤을 지새웠다.
3년간의 '마티즈' 생활을 하면서 여성은 점점 길 위의 삶이 버거워졌다. 그 무렵 차에 가둬진 강아지들을 우연히 발견한 한 시민이 깜짝 놀라 케어에 사연을 제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보를 받은 케어 구조팀은 현장으로 출동했다. 이 여성과 강아지들의 사연은 3년 전 한 방송에도 소개됐지만 그 후로도 어떠한 도움도 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케어 측은 보호소 공간이 협소해 강아지들을 모두 보호하기 어려웠지만 차에서 생활하는 이 여성을 외면할 수 없었다. 케어 관계자들은 우선 더 이상의 번식을 막기 위해 강아지들의 중성화 수술을 진행했고 질병에 걸린 녀석들을 치료했다.
그리고 케어 측은 임시로 여성이 머물 수 있는 거처도 마련했다. 그녀는 차에서 벗어나는 날 "부엌에서 따뜻한 밥을 해 먹는 것이 몇 년 만인지 모르겠다"며 "아이들도 놀 수 있는 공간이 생겨 너무 행복해 하고 있다"는 소감을 전했다.
하지만 여성은 곧 이 공간도 곧 떠나야 한다. 이에 케어는 여성과 13마리 강아지가 함께 지낼 수 있는 작은 공간이라도 마련하고자 모금을 시작했다. 이들을 돕고자 하는 이들은 네이버 해피빈(☞바로가기)를 통해 자세한 내용을 살펴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