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5일(월)

50년 넘게 빨간날이었던 '식목일'이 공휴일에서 빠진 이유

인사이트연합뉴스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제72회 식목일(4월 5일)을 맞아 전국 곳곳에서는 환경보호를 되새기기 위한 '나무 심기' 행사가 한창이다.


그런데 이미 공휴일에서 제외된지 12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4월 5일만 되면 많은 시민들이 '공휴일 여부'를 두고 헷갈려한다. 이는 식목일이 거쳐온 역사를 보면 알 수 있다.


1946년 정부는 일제강점기로 인해 불모지로 변한 산림을 다시 가꾸고 복원하자는 의미에서 4월 5일을 식목일로 제정했다. 이후 1949년 대통령령으로 처음 '공휴일'로 지정된다.


1960년 식목일은 '사방의 날'로 대체되면서 잠시 공휴일에서 제외됐으나 이듬해인 1961년 산림법이 제정되며 다시금 주목받았다.


인사이트네이버 달력 캡처


국가적 차원에서 식목일 기간에 맞춰 '나무'를 심는 식목행사가 대대적으로 벌어졌고, 이에 식목일은 다시 '공휴일'로 지정됐다.


1990년대에 들어 식목일을 공휴일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으나, 식목일이 가지는 역사적 의의가 크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하지만 2005년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주5일 근무제'가 정착되면서 근로일수 감소에 따른 생산성 저하가 우려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휴일이 늘어났으니 그만큼 '공휴일'을 줄여야 경제적으로 타격이 없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결국 식목일은 2006년 빨간날에서 제외됐다.


인사이트연합뉴스


50여 년이 넘는 세월 동안 식목일을 '공휴일'로 지내온 세대들에겐 여전히 쉬지 않는 식목일이 어색할 수밖에.


이에 72번째 식목일을 맞은 누리꾼들은 '휴일이 아니다 보니 나무 심는 문화도 사라졌다', '한글날처럼 식목일도 공휴일로 재지정됐으면 좋겠다' 등 아쉬움을 토로했다.


한편 식목일과 같은 이유로 1990년 공휴일에서 제외됐던 '한글날'은 2013년 여가 생활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다시 빨간날로 재지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