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배수람 기자 = "가족들이 다 모여서 밥 한 끼 하던 때가 제일 그리워"
가족과 오랜 시간 연을 끊고 어려운 형편에도 기댈 곳이 없어서 라면 반 개로 한 끼를 겨우 챙기는 할아버지의 사연이 가슴을 먹먹하게 하고 있다.
젊은 시절 중동으로 파견 근무까지 다녀오며 책임감 있는 가장이었던 최춘배(78·가명) 할아버지는 갑작스러운 부인의 사고사로 가정의 위기를 맞게 된다.
부인과 사별 이후 자식들에게 '엄마 없는 자식'이라는 소리를 듣지 않게 하려고 어색한 솜씨로 도시락을 만들고 빨래를 하면서 자식을 키운 최춘배 할아버지.
그렇게 장성하는 자식들을 보며 한숨 돌리던 할아버지는 어느 날 연이은 자식들의 사업 실패 소식에 또다시 믿고 의지할 곳이 없어지게 된다.
하지만 최 할아버지는 당시를 떠올리면 "내가 좀 더 여유로웠으면 (자식들을) 도와줬을 텐데 가진 게 없다"며 스스로를 자책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국가로부터 받은 30여만원의 연금 중 절반을 단칸방 월세로 내고 나면 최 할아버지는 15만원으로 한 달을 겨우 살아야 한다.
연로해진 나이로 파지 줍기도 할 수 없는 최 할아버지는 넉넉하지 못한 형편에 라면조차 마음 놓고 먹을 수 없어 한 개를 반으로 쪼개 불려 드시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할아버지의 이같은 사연이 최근 소셜 플랫폼 쉐어앤케어를 통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페이스북 좋아요와 공유를 통해 수익금을 모으는 데 동참했다.
한편 쉐어앤케어는 누리꾼들의 작은 관심으로 모인 수익금 2천만원을 최 할아버지 뿐 아니라 부양을 기댈 가족조차 없는 어려운 독거노인들의 식사 대접을 위해 쓸 예정이라고 밝혔다.
배수람 기자 baebae@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