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2017년 3월 13일 오전 11시 21분, 헌정 사상 최초로 탄핵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31일 새벽 전격 구속됐다.
구치소에 수감된 역대 세 번째 전직 대통령으로 기록을 남기게 된 박 전 대통령은 앞으로 6.56㎡(약 1.9평) 크기의 독방에서 지내면서 남은 수사와 재판을 받게 된다.
현재 박 전 대통령은 뇌물수수,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강요, 강요 미수, 공무비밀 누설 등 13개 혐의를 받고 있다. 혐의가 13개나 달하는 탓에 만약 유죄가 인정되면 박 전 대통령은 최소 징역 10년 이상의 중형을 선고받을 전망이다.
대한민국의 대의민주주의와 법치주의 정신을 훼손한 박근혜 전 대통령.
전직 대통령이란 칭호조차 아까우며 이제는 구치소에서 '박근혜'가 아닌 '수인번호'로 불리게 된 그녀가 세운 '최초의 기록'은 아이러니하게도 정말 많다.
예를 들면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 같은 것들인데 이외에도 박 전 대통령이 세운 최초의 기록은 9가지나 더 있다.
2017년 3월 31일 새벽 3시 3분, 구속영장 발부로 서울 구치소에 즉시 수감된 '구속 피의자' 박근혜가 세운 최초의 기록들을 살펴보도록 하자.
1. 역대 대통령 가운데 최초 구속영장실질심사
박근혜 전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가운데 최초로 영장실질심사를 받았다.
박 전 대통령에 앞서 구속 수감된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은 1996년 구속돼 1997년 도입된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받지 않았다.
2. 역대 최장 시간 구속영장실질심사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검찰과 변호인 측 간의 격렬한 공방 속에 8시간 30분 동안 진행됐다.
이는 1997년 영장심사제도가 도입된 이래 최장 기록이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16일 7시간 30분의 기록을 세운 바 있다.
3. 최초의 부녀(父女) 대통령
박근혜 전 대통령은 익히 알다시피 박정희 전 대통령의 첫째 딸이다. 12살 때 아버지를 따라 청와대에 들어간 박 전 대통령은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후 청와대를 떠났다가 33년 3개월 만에 '대통령'으로 청와대에 돌아왔다.
대통령제를 채택한 나라 중 부녀(父女)가 대통령을 한 사례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며, 미국의 경우 조지 부시 부자와 존 애덤스 부자가 '부자(父子) 대통령'을 한 사례가 있었다.
4. 최초의 독신 대통령
박 전 대통령은 평생을 독신으로 살아왔으며, 그간 우리나라 대통령들은 결혼을 한 상태에서 대통령에 취임했다. 임기 중 이혼을 한 사례도 없다.
5. 최초의 과반 득표 대통령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18대 대선에서 절반이 넘는 국민의 지지를 받아 당선됐다.
최종 득표율은 51.6%로 대통령 직선제 이후 처음 기록한 과반 득표였다.
6. 최초의 여성 대통령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 중 여성은 단 한명도 없었다.
전 세계로 범위를 넓혀봤을 때도 여성이 대통령(총리 등 국가원수)을 한 사례는 극히 드물었다.
7. 최초의 이공계 출신 대통령
1970년 서강대 전자공학과에 입학했던 박 전 대통령. 당시 그녀의 꿈은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야심차게 추진했던 과학 기술 입국의 대의를 잇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의 정무직 이공계 비율은 6.72%로 이승만 정부(15.82%), 전두환 정부(7.39%), 김대중 정부(11.32%), 노무현 정부(10.56%)보다 밑돌았다.
8. 최초로 퍼스트레이디와 대통령 업무를 모두 수행
박 전 대통령은 1974년 어머니 육영수 여사의 서거 이후 어머니를 대신해 5년 동안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했다.
9. 최초로 청와대에서 2번이나 퇴거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 전 대통령이 중앙정보부 부장 김재규에 의해 살해된 후 박 전 대통령은 첫 번째로 청와대에서 퇴거했다.
그리고 지난 10일 헌정 사상 최초로 대통령직에서 파면되면서 12일 오후 청와대를 퇴거해 삼성동 자택으로 자리를 옮겼다. 청와대에서 두 번째로 퇴거한 것이었다.
10. 헌정 사상 최초의 탄핵 대통령
10일 오전 11시 21분 이정미 헌법재판소 소장 권한대행은 박근혜 대통령이 파면을 선고했다.
이로써 박 전 대통령은 헌정 사상 첫 '탄핵 대통령'이 되었고,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한 대통령으로 역사에 기록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