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U-20 축구대표팀의 주축 수비수 정태욱이 볼 경합 중 상대 선수와 강하게 부딪혀 의식을 잃고 그라운드로 떨어졌다.
혀가 말려들어가는 등 1분 1초가 급박한 상황에서 팀 닥터와 이승우 경기장 한켠에 있던 구급차 요원들을 급히 불렀다.
하지만 응급상황에 아무런 준비가 돼있지 않았던 구급차 요원들은 미적거리며 시간을 낭비했고, 이를 본 이승우는 "빨리 오라고! 구급차 빨리 오라고"라고 소리를 치며 분노했다.
어제(27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7 아디다스 U-20 4개국 축구 대회 한국 U-20 축구대표팀과 잠비아 대표팀의 경기에서 발생한 일이다.
수비수 정태욱은 이날 경기에서 후반 35분 케네스 칼룽가와 헤딩 경합 중 머리를 강하게 부딪쳤고, 그 충격에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동료 수비수 이상민을 비롯한 선수들의 빠른 응급조치 덕분에 정태욱은 다행히 큰 위기를 넘길 수 있었지만 부상이 워낙 심각했기에 팀 닥터는 즉시 대형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고 판단, 코너 플래그 근처에 있던 구급차 요원들을 호출했다.
하지만 구급차 요원들은 팀 닥터가 두 번이나 수신호를 해야 했을 정도로 대응이 느렸다. 이들은 팀 닥터의 수신호가 있은 후 40초, 부상이 발생한지 1분 30초가 지나서야 경기장에 들어왔다.
이에 화가 난 이승우는 "빨리 오라고", "구급차 빨리 오라고"라며 구급차를 향해 소리쳤고, 구급차가 도착하자 요원에게 다가가 또다시 소리를 치며 강하게 항의했다.
언뜻 보면 굉장히 무례한 행동으로 볼 수 있겠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구급차 요원들의 대응은 매우 느렸다. 이것이 동료를 잃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불안에 떨던 이승우를 분노케 한 것.
그리고 또 경기 당일 현장에서 상황을 지켜본 관중들에 따르면 실제 구급차 요원들은 팀 닥터가 수신호를 보내고 관중들도 "빨리 들어가라"고 소리를 쳤음에도 미적거리며 시간만 낭비했다.
한 관중은 "들어오라는 수신호를 봤음에도 멀뚱멀뚱 현장을 지켜보기만 했다. 요원들은 그런 상황에 대한 경험이 전혀 없어보였다"고 말했다.
이처럼 이승우는 동료를 잃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도 미적거리기만 하는 구급차 요원들의 모습에 너무 화가 난 나머지 소리를 치는 등 격한 반응을 보인 것이었다.
그러나 전후사정을 전혀 모르는 몇몇 누리꾼들은 이날 이승우의 행동에 대해 "실력은 분명 뛰어나지만 인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이승우는 그저 동료를 위한 마음에 오늘과 같은 행동을 했던 것이기에 그에 대한 인성 논란은 잠잠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승우는 경기가 끝난 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대한축구협회의 공식입장 내용이 담긴 사진과 기도하는 손 모양의 이모티콘을 게재하며 정태욱의 쾌차를 기원해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