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엄마 아빠 사랑해요.. 내 동생 어떡하지? 내 동생만은 절대 수학여행 가지 말라고 해야겠다"
오빠는 이 말이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남긴 마지막 말이 될 줄 꿈에도 몰랐다. 세월호가 차가운 바닷속으로 침몰하는 위급한 상황에서도 오빠는 평소와 다를 바 없이 동생부터 걱정했다.
하지만 단원고 2학년 4반 고(故) 김동혁 군은 "내 동생만은 절대 수학여행 가지 말라고 해야겠다"라는 말만 남긴 채 가족 곁을 떠나고 말았다.
오빠가 살아 있을 때 자주하던 사랑한다는 말이 징그럽기도 하고 피곤했던 두 살 터울 동생은 이제 어엿한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이 됐다.
동생 김예원 양은 단원고에 진학하면 혹시나 오빠의 교실을 찾아갈 수 있지 않을까하는 심정으로 다른 학교 대신 단원고를 선택해 진학했다.
물론 부모님은 반대하셨다. 하지만 학교를 졸업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오빠를 위해서라도 대신 단원고를 다녀야겠다는 생각에 부모님을 설득했다.
김예원 양은 "사람들이 어느 날 갑자기 리본을 안 달고 다니면 슬퍼진다"며 "언제 가만히 있어야 하고, 언제 나서야 하는지를 제대로 알려주는 어른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어머니 김성실 씨는 "시간이 지나면서 세월호 사건도 과거사처럼 그냥 묻히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됐다" 하지만 국민들의 힘으로 조금씩 진실이 드러나고 있다. 진심으로 고맙습니다"고 말했다.
위급한 상황에서도 자신의 안전보다 나중에 수학여행 갈 동생부터 걱정한 故 김동혁 군의 따뜻한 마음은 보는 이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한다.
한편 해양수산부는 세월호 전체 선체가 바닷물 위로 올라왔으며 현재 선체에 남아 있던 해수를 배출하면서 같이 섞여 나오는 잔존유를 걷어내는 작업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