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내신 평가 방식을 완전한 절대평가제로 전환할지가 오는 7월 중결론난다.
고교 내신 성적은 입시와 직결되는 정보라는 점에서 만약 절대평가제 전환이 확정되면 대학입시는 물론 사교육 시장에까지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26일 "현재 고교 성취평가제(절대평가제) 전면 적용 여부에 대한 정책연구를 진행 중"이라며 "연구 결과가 나오면 5∼6월 공청회, 토론회 등 공론화 과정을 거쳐 7월 중 결론을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고교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에 기재되는 내신 성적은 절대평가인 성취평가제 점수와 상대평가인 석차 9등급제 점수가 병행 표기되고 있다.
성취평가제는 교과목별 성취 수준에 따라 A부터 E까지 5개 등급으로 점수를 부여하는 절대평가 방식이다. 가령 성취 수준이 90% 이상이면 모두 A를 주고, 80% 이상이면 모두 B를 주는 식이다.
반면 석차 9등급제는 등수에 따라 상위 4%는 1등급, 4∼11%는 2등급, 11∼23%는 3등급 식으로 점수를 매기는 상대평가다.
문제는 점수의 활용 방식이다.
성취평가제 점수는 해당 교과가 요구하는 성취 수준을 얼마나 달성했는지 학생 스스로, 혹은 교사와 학부모가 가늠하기 위한 '교육용'으로만 활용된다.
반면 석차 9등급 점수는 대학입시의 실질적인 '전형 요소'로 반영된다.
교육부가 고교 내신 줄세우기 경쟁을 막고자 2014년 고1을 시작으로 전국 모든 고교에 절대평가 방식의 성취평가제를 도입했지만, 대입에서는 여전히 상대평가 점수가 활용되고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고교생들 사이에 내신 점수 따기 경쟁이 여전하고, 이로 인한 사교육 문제도 심각하다는 지적이 계속 나왔다.
실제 교육부와 통계청이 14일 발표한 2016년 사교육비 조사 결과, 고교 교과 사교육비가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사교육 걱정' 등 교육단체는 고교 내신을 절대평가로 바꿔야 해결될 문제라고 지적했다.
교육부가 7월 중 결론을 내려는 것도 바로 이 석차 9등급제를 아예 폐지해 고교 내신을 완전한 성취평가제로 전환할지에 대한 것이다.
이는 과정중심 평가를 강조하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이 내년에 고교 1학년부터 적용되는 것과도 관련이 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의 가장 큰 특징이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하고 토론·참여형 수업을 늘리는 것인데, 이는 결국 평가 방식도 절대평가 체제로 가야 함을 의미한다.
하지만 석차 9등급제 폐지, 즉 절대평가제 완전 전환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내신 부풀리기로 인한 학생부 신뢰도 저하, 내신 변별력 약화, 대학별고사 부활 등의 우려 때문이다. 특목고, 자사고 학생이 유리해진다는 지적도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그러나 "이미 2014년부터 성취평가제가 적용되고 있어 교과목별 등급 비율 등을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는데 내신 부풀리기는 아주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정책연구 결과 외에도, 역시 7월께 발표될 예정될 2021학년도 수능 개편안, '돌발 변수'로 등장한 5월 대선 결과 등을 고려해 절대평가제 완전 전환 여부를 확정지을 것으로 전망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입과 관련이 있는 만큼 2021학년도 수능 개편안과 함께 결론을 낼 예정"이라며 "새 평가방식이 확정되면 내년 고1(현재 중3) 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하는 2021학년도 대입부터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입시업체 관계자는 "2021학년도에 수능과 고교 내신 반영방법이 한꺼번에 바뀔 수 있어 현재 중3 학생, 학부모의 불안감이 상당하다"며 "불안감 해소를 위해 정부가 하루빨리 결론을 내 발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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