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참사 3년 만에 '세월호' 선체가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낸 가운데, 사고 당시 아이들을 찾겠다며 차가운 물 속으로 뛰어들었던 민간잠수사의 희생이 다시금 재조명되고 있다.
지난 2014년 4월 16일 침몰한 세월호를 수색할 전문가가 없다는 소식에 민간잠수사 故 김관홍 씨는 한달음에 진도 앞바다로 내려갔다.
당시 김 씨는 "컴컴한 물속에서 떨고 있을 아이들과 승객들을 외면할 수 없어 바다로 뛰어들었다"고 회상했다.
얼음장보다 차가운 바닷물과 고된 작업보다 그를 더욱 힘들게 했던 건 세월호 선체에 남아있던 아이들의 시신을 눈앞에서 마주하는 것이었다.
매일 밤 김씨는 아이들을 구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려야 했다. 생업을 뒤로하고 구조활동에 나선 탓에 빚도 1억 넘게 쌓였다.
허리디스크와 골괴사 등 고질적인 잠수병도 그의 발목을 잡았다. 결국 오랜 생업이었던 잠수사 일을 그만두고 김씨는 택시운전을 해야 했다.
하지만 정부는 '보상금'을 지급했다는 이유로 그 어떤 치료비도 지원하지 않았다.
결국 김 씨는 지난해 6월 고통스러운 현실 속에서 극심한 트라우마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말았다.
김씨를 비롯해 세월호 참사 당시 자진해서 수색작업에 참여했던 20여 명의 민간잠수사는 3개월 동안 292구에 달하는 시신을 수습했다.
수색 도중 두 명의 민간잠수사가 사망했고, 살아남은 잠수사들 역시 세월호 후유증을 겪으며 힘든 나날을 보내야 했다.
그들의 희생과 노력이 없었다면 우리는 더욱 많은 미수습자를 만나야 했을지도 모른다.
3년 만에 세월호 선체가 바다 위로 떠오른 지금, 민간잠수사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세월호 진상 규명과 미수습자 수색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