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군 복무 시절 당시 여단장인 전두환에게 표창장을 받았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강하게 비판한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되레 역풍을 맞고 있다.
문 전 대표는 지난 19일 더불어민주당 경선 후보 TV 토론회에서 자신의 투철한 안보관을 강조하기 위해 특전사 복무 당시 촬영한 사진을 보여주며 "당시 제1공수 여단장이 전두환 장군으로부터 표창장을 받았다"고 말한 바 있다.
이후 논란이 크게 일었다. 안 지사 측이 최초 문제를 제기한 데 이어 이재명 시장과 국민의당 등이 문 전 대표의 발언에 대해 일제히 날선 비판을 가했기 때문.
안희정 캠프 박수현 대변인은 19일 논평을 통해 "과도한 안보 콤플렉스에 걸린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며 "문 전 대표는 경솔한 발언에 대해 광주와 호남 민중들에게 먼저 사과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재명 성남시장 또한 논평에서 "문 전 대표는 국민들 앞에 공개적으로 '전두환 표창'을 폐기하고 20일 광주 금남로의 땅을 밟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하지만 '화살'은 문 전 대표가 아닌 안 지사와 이 시장 그리고 국민의당을 향해 날아왔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경선 최대 승부처인 호남 지역 투표를 일주일 앞두고 전두환에 반감이 깊은 호남 정서를 이용하려던 안 지사가 가장 많은 비판의 화살을 맞았다.
관련 기사에 달린 댓글들을 보면 누리꾼들은 안 지사가 '미필'인 점을 꼽으며 "정당한 사유로 면제를 받은 것은 인정하지만 면제자로서 군필자를 존중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안 지사는 학생 운동을 하다가 수감된 전력이 있다. 당시 사상범은 병역 면제를 받았기에 안 지사도 자연스럽게 병역을 면제받았다.
이뿐만 아니라 누리꾼들은 안 지사가 과거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표창장을 받은 사실도 언급했다. 누리꾼들과 마찬가지로 이 점을 언급한 정청래 전 의원에 따르면 안 지사는 지난 2012년 11월 1일 '외국 기업의 날' 행사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표창장을 받았다.
이렇듯 누리꾼들을 중심으로 논란이 크게 번지자 안 지사가 직접 나서 사태를 진화했다.
안 지사는 20일 국회에서 진행된 '삶이 있는 일자리' 전국민 안식제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애국심에 기초한 문 전 대표의 말씀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진화하면서도 "그런데 그런 말씀에 대해소 좀 황당해 하거나 적절치 않다고 생각하는 당원도 있는 게 사실 아니내. 문 전 대표도 그 당원들을 따뜻하게 어루만져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광주를 찾은 문 전 대표는 "저는 5.18 때 전두환 신군부에 구속됐던 사람이다. 그런데 또 아이러니하게 군 복무 때 그 사람에게 상을 받았다"며 "그 말은 제가 시민으로 있을 때는 민주화 운동에 온몸을 바쳤고, 군복무를 할 때는 충실하게 군복무했다는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