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8일(목)

"1600만명이 밝힌 촛불집회 '노벨평화상' 수상 추진한다"

인사이트연합뉴스


촛불집회를 지원해 '우렁각시' 별칭을 얻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이제는 촛불혁명 정신을 이어가는 데 힘을 쏟는다.


박원순 시장은 19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정치 격변기에 테러 등 물리적 충돌이 벌어진 경우가 많은데 우리 촛불집회에는 폭력이나 사고가 단 한 건도 없었다"며 "국민은 위대하며 시민명예혁명으로 불릴 자격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국민들의 평화 집회 의지와 역량은 유네스코 기록문화유산으로 등재되거나 노벨평화상을 받을만하다"고 강조하고 "이에 우리가 지원을 추진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시민 촛불혁명을 역사에 기록하고 세계에 널리 알리기 위해 촛불집회 초기부터 자료를 모으도록 해 상당히 수집했으며, 광화문광장 예술인 텐트는 물론 서울광장 탄기국 텐트까지 모두 남겨 기록하겠다"고 했다.


노벨평화상 후보 추천은 국회나 노벨평화상 수상자 등이 할 수 있다. 서울시는 추천 주체는 아니지만 분위기를 조성하고 각종 지원을 하겠다는 것이다.


박 시장은 미국 뉴욕타임스 광고도 구상하고 있다. 그는 "촛불집회 모습을 보여주며 '평화롭고 안전한 서울로 오세요'라고 홍보하는 방향"이라고 말했다. 과거 전투적 시위와 북한 핵 위기 이미지를 가진 외국인들에게 평화와 안전을 내세우는 것이다. 서울시는 2013년 뉴욕타임스에 전면 광고를 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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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말 떠나는 유럽 순방에서도 촛불혁명을 적극 소개한다.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에서 사회적 갈등을 평화롭게 처리하는 것과 안보를 연결해 발표한다.


이와함께 세계적 석학들을 초청해 촛불혁명 의미를 분석하는 국제 세미나를 하고, 광화문광장에서 서울시향이 민주주의 승리를 기념하는 음악회를 하는 그림도 그리고 있다.


그는 유럽 68혁명 세대 슬로건인 '또 다른 세상은 가능하다'에 빗대 우리나라에도 촛불혁명과 광장민주주의 전후로 새로운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6월 항쟁 만큼이나 중요한, 매우 원초적이고 새로운 경험을 했다"며 "국민 스스로 정권을 바꾸고 이를 넘어 내가 주장해온 시대교체와 미래교체까지 일어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그는 "시민단체들이 행사 기획은 했지만 광장을 가득 채운 것은 시민이다. 그렇기에 더 본질적이고 광범위하게 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집회에 빠짐없이 나왔다는 시화공단 청년 노동자나 아줌마 부대 등 광장에서 만난 시민들은 굉장히 의식이 있었다"며 특히 촛불집회에 참가한 청소년 세대에 큰 기대를 걸었다.


박 시장은 물리적, 정신적 '광장'이 생활 속에 많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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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광장은 시민이 기쁨과 슬픔, 불만 등 의사표현을 하는 열린 공간인데 청량리역, 용산역, 서울역 등 광장이 있던 자리에는 민자백화점이 들어왔고 광화문광장도 반쪽짜리"라고 지적했다.


그는 "용산에 큰 광장을 만들어 국립박물관 쪽으로 이어갈 계획이고 시청 옆 성공회교회 앞 등에도 광장을 만들고 있으며 광화문광장 공간 재편도 추진한다"며 "쉽지 않지만 도시에 빈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시민들이 광장에서 외친 소망이 삶에서 구현되려면 광장이 늘 열려 있어야 한다"며 온라인 플랫폼 본격 운영을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정치권을 향해서는 경고를 던졌다. 그는 "지금은 민심 타깃이 박 전 대통령이지만 새 정부와 정당들이 잘못된 관행을 바꾸지 않으면 언제든 촛불이 다시 타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촛불집회 내내 전국 어느 곳에서도 정치인은 무대에 안 세워줬는데 이는 정치권을 향한 불신과 불만이 크기 때문이다"라며 "새 정부와 정당이 환골탈태해서 새로운 시스템으로 바뀌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것들이 탄생해야 한다. 예컨대 스페인 포데모스와 같은 흐름이 생겨날 것이라고 본다"고 예견했다. 2014년 창당한 신생 좌파정당인 포데모스는 유로존 위기 후 긴축재정에 항의하는 2011년 시위에 뿌리를 두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에서 의사결정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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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0월 시작한 촛불집회가 안전하고, 편안하고, 깨끗하게 치러진 데는 박 시장의 공이 크다. 경찰 물대포에 소방용수 공급을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현장 안전관리와 대중교통 연장 운행, 개방 화장실 확보에서부터 뒷청소까지 꼼꼼하게 챙겨 촛불집회는 가족단위로 참가해 즐기는 축제로 치러졌다.


박 시장은 "직원들이 알아서 스마트하게 잘 해냈다"며 "특히 대중교통 이용객 수를 이용한 집회 참가 인원 추산은 빅데이터 성과이자 서울 공무원들의 우수한 관리역량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하승창·기동민 전 정무부시장이 각자 문재인과 안희정 캠프로 들어간 것을 두고는 "자유롭게 갔다가 연어처럼 귀향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광장 탄기국 텐트는 자발적으로 정리하기를 바란다"며 "광장은 누구나 이용하지만 더 많은 시민을 위해 법을 지키면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세월호 텐트는 합법적인 데다가 희생자 부모님들 마음은 좀 다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올해 1월 대선 불출마 선언을 한 박 시장은 편안한 얼굴이었다.


서울시장 3선 출마 여부를 포함해 앞으로 정치 행보를 묻는 말에는 "아직 시간이 좀 남았지 않나. 고민을 많이 하고 있지만 1년이 넘게 남았는데 벌써 뭐"라고 모호한 답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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