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이 헌정사상 '첫 파면'이라는 오명을 얻게 되면서 지금껏 유수 대학에서 받아온 명예박사 학위가 박탈될지 관심이 모인다.
15일 주요 대학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2008년 카이스트(한국과학기술원)와 부경대, 2010년 서강대에서 각각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국외에서도 대만 중국문화대 명예문학박사(1987년), 독일 드레스덴공대 명예법학박사(2014년), 프랑스 파리6대학 명예이학박사(2016년) 학위를 받은 바 있다.
학위 수여 당시 대학 입장에서는 꽤 상징적인 일이었지만, 지난해 11월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지면서 상황이 역전됐다.
각 대학 재학생 및 동문들이 '명예 실추'를 이유로 박 전 대통령의 학위를 취소해달라는 요구를 대학 측에 끊임없이 제기했기 때문.
심지어 지난해 12월 부경대에서는 박 전 대통령의 학위 수여를 기념해 세운 기념수와 기념비석에 붉은색 스프레이가 칠해지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서강대 역시 상황이 다르지 않다.
서강대 총학생회를 비롯해 27개 학생회·모임은 "법과 제도를 부정하고 민주주의를 위협한 박 대통령에게 '서강'의 이름으로 명예를 논할 수 없고 서강대 정치학 명예박사 학위를 인정할 수 없다"는 선언문을 발표했다.
카이스트도 지난해 11월 '박근혜 KAIST 명예박사 철회촉구대회'를 열고 명예박사 학위 박탈을 요구했다.
하지만 해당 대학들은 다소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부경대와 서강대는 명예박사학위를 받은 사람이 그 명예를 손상했을 때 심의를 거쳐 학위 수여를 취소할 수 있다는 학칙이 있지만 내부적으로 검토한 바 없다는 입장이다.
카이스트 관계자는 "명예박사 학위 '수여'에 대한 학칙은 있으나 '박탈'에 대한 규정은 따로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