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무대에서 북한 인권실상에 대한 생생한 증언으로 2014년 영국 BBC 방송이 '세계 100대 여성'으로 선정한 탈북민 박연미(24)씨가 작년 연말 뉴욕에서 미국인과 결혼했다.
15일 통일부 등에 따르면 박씨는 지난해 12월 30일 오후 미국 뉴욕에서 투자·컨설팅업계에 종사하는 미국인 남성과 화촉을 밝혔다.
당시 박씨가 한국의 지인들에게 보낸 온라인 청첩장에는 이 남성과 다정한 포즈로 찍은 사진 5장이 게시돼있다.
또 박씨는 지난달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신의 남편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내 사랑, 내 전부'(My heart, my world)라고 적었다.
북한 양강도 출신의 박씨는 2007년 탈북해 2년간 중국과 몽골을 거쳐 2009년 한국에 정착했다.
동국대 경찰행정학과에 입학한 그는 방송 출연을 통해 '탈북미녀', '탈북대학생'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얼굴과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러다 2014년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열린 '세계 젊은 지도자 회의'(One Young World Summit)에서 영어로 북한 주민과 탈북자의 참담한 인권유린 실태를 생생히 증언한 것이 인생의 새로운 전환점이 됐다.
당시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북한의 인권탄압 실상을 눈물로 호소하는 박씨의 모습은 깊은 인상을 남겼다. 탈북을 도운 중국인 브로커에게 어머니가 성폭행당한 사실을 고백한 대목은 전 세계에 충격을 안겼다.
BBC가 선정한 '올해의 여성 100인'에 선정된 박씨는 이후 북한 주민과 탈북자의 인권 개선에 힘쓰는 북한 인권운동가가 된다.
'북한 인권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그는 2015년 펴낸 저서 '내가 본 것을 당신이 알게 됐으면'(원제 IN ORDER TO LIVE)에 직접 보고 경험한 북한의 참상, 인권유린에 노출된 탈북자의 처참한 삶, 인권운동가가 되기까지의 고된 여정을 두루 담았다.
박씨의 한 측근은 "연미가 국제금융을 공부하는 과정에서 현재의 남편을 만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재 컬럼비아대 경제학과에 재학하면서 새로운 인생에 도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미국 영주권자인 박씨는 계속 한국 국적을 유지할 생각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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