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이희재 기자 = 동물권단체 케어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청와대를 떠나며 유기한 진돗개 9마리를 입양하겠다고 나섰다.
12일 동물권단체 케어 측은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주인이 나가버린 청와대에 남아있는 진돗개들의 입양을 돕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앞서 박 전 대통령은 지난 12일 대통령직 상실에 따라 청와대 사저를 떠나 서울 삼성동 자신의 자택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은 삼성동 자택으로 갈 때 청와대에서 기르던 진돗개 9마리를 데려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케어 측은 "설마 하는 생각으로 박 전 대통령이 삼성동 자택 앞에 도착하는 생중계를 지켜봤지만 진돗개들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며 "동물을 사랑하는 국민들은 이사를 갈 때 함께하던 반려동물들을 보다 먼저 챙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의 유기동물 수는 평균 8~9만 마리에 이르며 연간 100억원의 사회적 비용이 쓰인다"며 "한 국가의 원수였던 분께서 직접 입양하고 번식한 진돗개 9마리를 책임지지 않고 포기하는 것은 유기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케어 측은 또 "국내에서 대형견을 기를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아 방치·유기되는 일도 많으며 수많은 진돗개들이 개고기로 도축되고 있다"며 "국가원수의 개들마저 이런 신세로 전락한다면 대한민국의 국격과 이미지는 심대히 훼손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전 대통령은 4년 전인 지난 2013년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삼성동 이웃 주민들로부터 진돗개 희망이와 새롬이를 선물받았다. 이들이 새끼를 낳으면서 반려견은 9마리로 늘었다.
청와대 쪽에서 현재 반려견 문제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밝힌 바는 없지만 검찰 수사를 앞둔 박 전 대통령이 반려견 9마리를 모두 돌볼 여유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편 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은 박 전 대통령이 청와대를 떠나면서 자신이 기르던 진돗개를 두고 간 혐의(동물보호법 위반)로 경찰에 고발했다.
이희재 기자 heejae@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