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결정된 지난 10일. 일반 방청객으로 헌법재판소 판결을 지켜보던 한 남성의 정체가 화제되고 있다.
지난 10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기일에는 796대 1의 높은 방청권 경쟁률을 기록하며 24명의 시민들이 치열한 경쟁을 뚫고 방청객 자격으로 참관했다.
이날 헌법재판소 판결을 지켜보던 시민들 일부는 박 전 대통령의 파면 결정에 고개를 끄덕이며 눈물을 흘리는가 하면 연신 탄식을 쏟아내는 시민들도 있었다.
방청석에 앉아 헌법재판소의 주문낭독을 지켜보던 백발노인은 YTN과의 인터뷰에서 "시간을 넉넉히 잡고 신중히 검토했으면 좋았겠다. 판결 내용은 불만이었지만"이라며 "법치국가 국민으로서 (헌재의) 결정에는 모든 국민이 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시 YTN은 백발노인을 일반 방청객 중 한 명으로 소개했지만 사실 이날 인터뷰한 노인은 대한민국 민사소송법학계의 대표적 학자인 이시윤 전 감사원장이다.
초대 헌법재판소 재판관을 역임한 이시윤 전 감사원장은 법학도와 사법시험을 공부하는 학생들 사이에서는 '민사소송법' 교재의 저자로 알려져 있다.
이시윤 전 감사원장은 3년 전인 지난 2004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당시 소추위원이었던 김기춘 국회 법사위원장을 도와 소추위원 대리인을 맡은 인물이기도 하다.
이날 이시윤 전 감사원장은 박 전 대통령 탄핵심판이 진행되는 내내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을 자주 찾아 방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시윤 전 감사원장은 "헌재 결정에 불만이 있더라도 존중하는 것이 우리가 법치주의로 나가는 것이고 우리 대한민국의 선진화로 가는 길이라 생각한다"며 "모든 결정이 났으니 이번 결정에 대해 앞으로 공개적으로 평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편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인용함으로써 박근혜 전 대통령은 헌정 사상 첫 '탄핵 대통령'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