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배수람 기자 =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 이후 박근혜 전 대통령은 큰 충격으로 차마 말을 잇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일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관저에 머물며 긴장감 속에서 자신의 파면 결정을 TV 생중계로 지켜봤다.
당시 일부 참모들은 4대 4로 탄핵이 기각될 수도 있다는 관측까지 내놓으며 내부적으로 박 전 대통령의 업무 복귀를 대비한 시나리오까지 마련했지만 이는 결국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이날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긴 선고문을 읽어내린 끝에 결국 인용 결정을 확정짓자 박 전 대통령은 "드릴 말씀이 없다"며 침묵을 지켰다고 한다.
여권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이 줄곧 기각을 확신한 것 같다"며 "참모들조차 탄핵 인용 가능성을 제대로 보고하지 못했다는데 박 전 대통령이 이를 쉽게 받아들일 수 있었겠냐"고 전했다.
청와대는 당초 탄핵심판 결정과 관련해 인용과 기각에 대비해 대국민 메시지를 준비했으나 박 대통령이 침묵을 지키면서 무산됐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이 말을 잃을 정도로 충격을 받아 이를 언급할 여력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며 "오늘은 조용히 계시고 싶은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박 전 대통령은 주말 동안 관저에 머문 뒤 서울 삼성동 사저가 수리되는 대로 청와대를 떠날 전망이다.
배수람 기자 baebae@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