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최근 LG유플러스 전주고객센터에서 현장실습을 하던 여고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가운데, 앞서 지난 2014년에도 같은 곳에서 자살한 상담원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당시 숨진 채 발견된 상담원 이 모(당시 30)씨는 해당 고객센터의 열악한 노동 현실을 고발하는 유서를 남겼던 것으로 알려져 3년이 지난 지금도 전혀 개선된 점이 없다는 지적이다.
지난 2014년 10월 21일 LG유플러스 전주고객센터에서 상담원으로 일하던 이 씨는 '노동청에 고발합니다'라는 제목의 유서를 남기고 목숨을 끊었다.
이 씨가 남긴 유서에는 해당 고객센터의 부당했던 노동행위가 고스란히 적혀 있었다.
그는 "수많은 인력의 노동착취와 정상적인 금액 지급이 이뤄지지 않았으며, 고객이 상품을 많이 해지하는 날이면 윗사람으로부터 질타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 씨가 일한 'SAVE 부서'는 고객들에게는 상품을 해지하는 부서였지만, 상담원들에게는 고객의 상품해지를 막는 '방어 부서'였다.
해지를 희망한 고객들의 마음을 돌리거나 새 상품에 가입하도록 만드는 것이 이들의 임무였다.
'SAVE 부서'는 고객의 폭언과 상사의 실적 압박이라는 이중고 때문에 LG유플러스 전주고객센터 내에서도 가장 악명높은 곳으로 유명했다.
최근 현장실습 중 자살한 홍 모양(17) 역시 이곳 'SAVE부서'에서 상담원으로 5개월간 근무했다.
이 씨가 숨진 후 고용노동부는 유서를 토대로 당시 해당 고객센터에 대한 부당 노동행위 등을 조사했고,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사건을 송치했다.
하지만 검찰이 무혐의 처분을 내리면서 사건은 종결됐다. 현재 이 씨의 아버지는 산재 인정을 위한 소송을 진행 중이다.
한편 지난 1월 22일 LG유플러스 전주고객센터에서 현장실습생으로 일하던 17세 홍 모양이 과도한 업무지시를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고객센터의 열악한 노동 환경이 도마 위에 오르면서 감정노동자들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