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서민우 기자 = "이것도 취향인지 두 명 중 한 명은 꼭 바꿔달라고 그러네요"
7일 서울시 마포구 연남동에서 편의점을 운영 중인 박 모(27) 씨는 '흡연 경고 그림' 의무 도입 이후 덜 혐오스러운 그림이 새겨진 담배를 골라 구매하려는 손님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박 씨뿐만 아니라 최근 온라인커뮤니티와 SNS에서는 흡연율을 줄이기 위해 도입된 '흡연 경고 그림'이 오히려 편의점 알바생의 업무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12월 23일부터 정부가 흡연율 감소를 위해 도입한 '흡연 경고 그림'의 실효성과는 별개로 생각지 못한 부작용이 발생한 것이다.
고충을 전한 박 씨는 "8종류의 경고 그림 중 가족사진 그림과 여성의 얼굴이 노화되는 그림이 그나마 덜 혐오스러워 일부 손님들이 해당 그림이 그려진 담배를 원한다"고 전했다.
박 씨는 손님들이 덜 혐오스러운 그림이 그려진 담배를 달라고 요구해 담배 진열장을 뒤지는 것이 또 하나의 업무가 된 괴로움을 토로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박 씨의 사례와 비슷한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편의점 알바생에게 귀찮은 요구를 한 손님도 진상이지만 효용성 없는 정책을 시행한 정부도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가 흡연율 감소를 내세우며 지난 2015년 담뱃값을 2천 원 올린 이후 1년 새 전체 흡연율은 평년 수준에 머무른 반면 5조 2,095억 원의 세수를 확보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에 흡연 경고 그림 또한 실제로 흡연율 감소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