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권길여 기자 = 주민들의 온갖 잡다한 일을 도맡아 온 서울 송파구의 한 아파트 단지 경비원들이 오는 6월 일괄 해고될 위기에 놓였다.
7일 서울신문은 122개동 5539가구가 사는 서울 송파구의 한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에서 '무인경비 시스템'을 도입하는 안건이 찬성 16 대 반대 7로 통과됐다고 보도했다.
'무인경비 시스템'은 현관마다 자동문을 설치해 사람의 출입 단속 업무를 대체하는 것이다.
해당 안건이 통가 돼 시행될 경우 아파트에서 일하고 있는 283명의 경비원들은 오는 6월 모두 해고된다.
입주자대표회의는 연간 69억 원에 육박하는 경비원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경비원과 일부 아파트 주민들은 "출입 단속은 대체할 수 있지만, 아파트 부지의 청소, 나무 관리 등은 '무인경비 시스템'이 할 수 없어 결국 외주 업체에 맡겨야 되는데, 이 경우를 생각하면 비용 절감이 크지 않다"며 반발했다.
또 이들은 해당 아파트가 1988년에 지어져 2017년에 재건축 대상이 된다며 '무인경비 시스템'의 비용 절감 효과도 단기적이라고 지적했다.
'비용 절감'이라는 경제 논리에 밀려 많은 경비원들이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고 있다. 실제 지난해 2월 서울 강서구 가양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일하는 경비원 44명이 일괄 해고되기도 했다.
경비원들이 비정규직이라도 일정 기간의 고용 보장과 처우 개선은 해줘야 한다는 '상생'의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는 만큼, 관계 당국의 지원 및 보호 대책 마련이 절실해 보인다.
권길여 기자 gilyeo@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