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당국이 국방개혁 차원에서 장군 숫자를 감축하겠다고 발표해놓고도 육·해·공군본부에 장군 자리 1석씩을 늘리는 계획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의 한 소식통은 27일 "육·해·공군본부의 직제를 개정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라며 "개정안은 각 군 본부에 '정책실장' 자리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고 밝혔다.
각 군 본부의 정책실장 직위는 노무현정부 때 강력히 추진한 청와대의 군개혁 정책을 각 군에서 효율적으로 집행하자는 취지로 신설했으나 이명박정부 때 기획관리참모부로 통폐합하면서 폐지됐다.
군 당국은 이번에 기획관리참모부에서 정책기능을 떼어내 정책실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노무현정부 때 각 군 본부 정책실장 계급은 육군은 소장, 해·공군은 준장이었다.
군이 이번에 마련한 직제개정안에 따르면 각 군 본부 정책실장 계급은 '장관급 장교' 또는 '영관급 장교'로 했다.
장관급 장교는 장군을 말한다. 개정안을 액면 그대로 해석하면 장군이나 대령급을 정책실장에 임명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정책실장은 각 군의 정책 수립 기능을 콘트롤 하고, 국회 업무가 핵심이기 때문에 장성 임명이 확실시된다.
육군은 소장, 해·공군은 준장이 새로 신설되는 정책실장에 보임될 것으로 알려졌다.
개정안은 각 군 본부 정책실장은 참모총장을 보좌해 각 군 정책의 기본방향과 계획의 수립·발전, 각 군 주요 정책에 관한 기획과 정책업무의 조정·통제 업무를 맡도록 했다.
일각에서는 각 군 본부 정책실장 직위 신설을 장군 감축 계획과 연계해 해석하고 있다.
지상작전사령부 창설에 따라 1군사령부와 3군사령부가 통합되면서 줄어드는 장성 감축을 보전하기 위한 차원이 아니겠느냐는 것이다.
국방부는 이달 초 장군 감축 내용 등을 반영한 '국방개혁 2014-2030 수정1호'를 작성해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 국무총리에게 보고했다.
수정 1호는 현재 430여명에 이르는 장군 정원 중 40여명을 줄여나간다는 목표를 반영했는데 이는 지난 2015년 세웠던 장군 60여명을 줄인다는 계획을 대폭 수정한 것이다.
그러나 기획관리참모부의 비대해진 업무를 줄이고 각 군의 정책기능을 활성화하려면 정책실을 따로 둘 필요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군의 한 관계자는 "기획관리참모부가 국회 업무까지 맡다 보니 차분하게 군의 정책을 수립하고 평가 보완하는 기능이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면서 "정책실을 따로 두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고 말했다.
국방부는 육·해·공군본부 직제개정안의 입법 예고기간을 20일로 단축, 일사천리로 처리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국방부의 통상 입법 예고기간은 30~45일 사이였다. 다만, 규제영향이나 환경영향평가 등을 거치지 않는 법안이나 훈령 등에 대해서는 이런 기간보다 단축되는 사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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