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5일(월)

후배 금메달 위해 1위 자리 양보한 '쇼트트랙 주장' 이정수

인사이트연합뉴스


[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한국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의 주장 이정수가 1,000m 결승전에서 자신을 희생해 후배들이 금·은메달을 따게 도왔다.


이정수는 22일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 마코마나이 경기장에서 열린 '2017 삿포로 동계 아시안게임' 쇼트트랙 남자 1,000m 결승전에 서이라-신다운과 함께 출전해 3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서이라-신다운-이정수, 男 쇼트트랙 1000m 금·은·동 휩쓸다한국 쇼트트랙 남자 대표팀이 쇼트트랙 남자 1,000m 결승에서 1, 2, 3위를 차지하며 쇼트트랙 강자임을 입증했다.


1위는 서이라, 2위는 신다운이 차지하며 한국 대표팀은 쇼트트랙 남자 1,000m 1, 2, 3위를 싹쓸이 했지만, 3위를 기록한 이정수는 동메달을 받지 못했다.


왜냐면 삿포로 동계 아시안 게임 조직위가 대회 규정으로 한 국가가 3개 모든 메달을 받을 수 없게 했기 때문. 결국 동메달은 4위를 기록한 일본의 와타나베 케이타가 받게 됐다.


인사이트서이라(왼쪽부터)가 이정수, 신다운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 연합뉴스


대회 규정으로 인해 동메달을 받지 못했지만 이정수는 이날 경기에서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바로 후배인 서이라와 신다운에게 1, 2위 자리를 양보한 것.


결승전 시작과 함께 선두로 치고 나간 이정수는 중반까지 경기를 이끌어 나가다가 갑자기 속도를 줄이며 서이라, 신다운에게 1, 2위 자리를 양보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그는 뒤에서 한국 선수들을 맹추격하던 일본의 와타나베 케이타를 견제하며 후배들이 여유롭게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도록 도왔다. 이정수의 '아름다운 양보와 희생' 덕분에 서이라, 신다운은 나란히 금·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대한민국 주장의 품격을 보여준 이정수. 그런데 더 놀라운 사실은 그의 '희생'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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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수는 앞서 열린 1,500m 결승전에서 박세영과 함께 출전해 중국 선수 3명을 상대했다. 2대 3의 불리한 상황에서 이정수는 중국 선수들의 집중 견제를 받는 '희생'을 하면서 박세영이 금메달을 딸 수 있도록 도왔다.


이정수의 희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건 박세영은 병역 면제까지 받게 됐다. 이미 '2010 밴쿠버 동계 올림픽'에서 2관왕에 오르며 병역 면제를 받았던 이정수가 병역 면제 선물을 후배에게 안긴 셈이다.


한편 한국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5,000m 계주 결승에서 '라이벌' 중국과 막판까지 접전을 펼쳤지만, 아쉽게 금메달을 놓쳤다.


하지만 한국 남녀 대표팀은 쇼트트랙 마지막 날 금메달 3개를 확보하면서 쇼트트랙 종목에 걸린 총 8개 금메달 가운데 5개를 획득, 아시아 최강을 과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