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 장기화, 주력산업 구조조정 등으로 고용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청년층이 채용 한파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나날이 늘어가는 채용 경쟁 때문에 취업을 준비에 매진하는 청년들이 늘어나고 괜찮은 일자리를 얻지 못해 비정규직으로 청년층이 내몰리는 것으로 파악됐다.
19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준비생은 69만2천명으로 1년 전보다 8만3천명 증가했다.
취업준비생은 취업을 위해 학원, 기관 등에 다니거나 집에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경우와 같이 스스로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답한 사람이 해당된다.
취업준비생은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3년 1월 이래 가장 많았다.
취업준비생 대부분은 15∼29세 청년층으로 추정된다.
한국고용정보원이 지난해 통계청의 원자료를 분석한 결과 2008∼2015년 청년층 취업준비생은 41만∼45만5천명으로, 당시 연간 취업준비생의 70% 이상을 차지했다.
산술적으로 보면 지난달에는 48만명 이상이 청년 취업준비생인 셈이다.
고용정보원은 보고서에서 "청년층 취업준비생은 청년고용사정이 좋지 않았던 시기에 급증하고 다소 개선되는 시기에는 감소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배경에서 보면 지난달 청년층 취업준비생이 늘어난 것은 그만큼 청년고용사정이 좋지 않았다는 의미다. 실제 통계청의 지난달 청년 실업률은 8.6%로 전년보다 0.9%포인트 하락했다.
그러나 경기 여건이 좋지 않아 기업의 채용 수요가 위축되자 청년층이 고용시장에 진출하지 않은 점이 청년층 실업률 감소라는 '역설'로 이어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실제 지난달 구직단념자는 58만8천600명으로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4년 1월 이후 가장 많았다. 구직단념자가 늘어난 것은 상당 부분 청년층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통계상으론 취업자지만 실제론 취업준비생 신분이거나 불안정한 일자리에 기댄 청년층도 늘어나는 모습이다.
한국노동연구원이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를 분석한 '2016년 비정규직 노동통계'를 보면 지난해 8월 기준 15∼24세 남성 임금근로자 중 비정규직 비중은 52.5%로 2003년(45.6%)보다 6.9%포인트 상승했다.
15∼24세 여성 임금근로자 중 비정규직 비중 역시 같은 기간 36.4%에서 47.1%로 10%포인트 이상 높아졌다.
남녀 모두 비정규직 비중이 늘어난 연령대는 15∼24세와 65세 이상뿐이다. 나머지 연령대에선 13년간 비정규직 비중이 비슷하거나 오히려 감소했다.
노동시장에 진입하려는 연령대에서 비정규직 비중이 늘어난 것은 이들을 받아줄 일자리가 충분치 않은 상황임을 보여준다.
김광석 한양대 겸임교수는 "고용시장이 좋지 않은데 그 와중에 일자리 질도 나빠졌다는 의미"라며 "고졸 연령대가 취업이 되지 않다 보니 아르바이트에 의존하게 된 측면이 있고 정책 사업으로 추진 중인 청년인턴제, 일·학습 병행제에서 생기는 일자리들도 정규직 성향이 아닌 면도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아르바이트하며 다른 직장을 구하는 취업 준비자와 입사 시험 준비자 등 사실상 실업자를 고려한 청년층 고용보조지표 3은 22.5%로 1년 전보다 0.6%포인트 상승했다. 고용보조지표 3은 통상 체감 실업률과 비슷한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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