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폐지를 주워 생계를 이어가는 할머니들을 속이고 1억 원이 넘는 돈을 가로챈 6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 15일 서부경찰서는 노인 6명에게 '함바식당' 계약을 빌미로 1억 3,800만원을 빼앗아 달아난 제 모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제씨는 지난 2008년부터 2015년 6월까지 경기도의 한 공사현장 함바식당 계약금과 운영자금을 빌려주면 매달 원금과 함께 식당 이익금을 주겠다며 노인 6명을 속였다.
자신과 비슷한 연령대를 대상으로 사기를 친 제 씨는 일정한 주거도 없이 지인 집을 옮겨 다니는 신세였지만 재력가 행세를 하고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제 씨는 과거 함바식당에서 일한 경험을 토대로 "남편은 미국 시민권자로 S건설사에서 일한다", "미국 공사 수주를 받아 한국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등의 거짓말로 노인들에게 신뢰감을 얻었다.
피해자의 연령층은 50대 후반부터 60~70대 등 대부분 노인이었으며 이 중 70대 노인 조모씨는 폐지를 주워 모은 돈과 노령연금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총 1000만원을 제씨에게 건넸다.
심지어 조 씨는 제 씨가 쓸 휴대전화를 직접 개통해줬으며 자신이 살던 집을 제 씨의 서류상 주소지로 제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피해자들이 고수익을 보장하는 제 씨의 말에 별다른 의심을 품지 않고 돈을 빌려줬다고 밝혔다.
지난해 6월 제씨가 잠적하고 나서야 사기당한 것을 알게된 피해자들은 이를 경찰에 신고했다.
현장 방문과 잠복을 반복하던 경찰은 끝내 서울 은평구 갈현동의 한 은신처에 숨어 있던 제씨를 검거할 수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터무니 없는 고수익을 보장하며 돈을 벌게 해주겠다고 접근하는 경우 사기 피해 우려가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