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난과 경기침체로 학자금대출 상환 부담에 시달리는 청년들을 위해 민·관 장학재단이 이자 지원을 검토한다.
13일 교육계에 따르면 195개 민·관 장학재단이 참여하는 전국장학재단협의회는 지난 달 이사회를 열고 정부지원 학자금대출을 2년 이상 연체해 신용유의자가 된 청년층을 위해 선별적 이자 지원 등 다양한 지원책을 검토하기로 했다.
현재 10여개 지방자치단체가 해당 지역 출신 대학생에게 학자금대출 이자를 지원하고 있는데 이런 지원을 확대하는 것이다.
학자금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말 현재 4.19%다.
이 가운데 원금과 이자를 2년 이상 연체해 '신용유의자'(옛 신용불량자) 꼬리표를 단 청년은 지난해 말 현재 1만7천773명이다.
2013년 4만1천691명에 달하던 학자금대출 신용유의자는 절반 이하로 줄었다.
최근 수년간 한국장학재단과 은행권이 학자금대출 연체자의 신용유의정보 등록 기준을 완화하고 국민행복기금이 소액 신용대출 채무 탕감에 나선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1만7천여명이나 되고 경기침체가 길어지고 취업난이 여전한 점 등을 고려하면 등록금과 생활비 때문에 사회에 발을 내딛기 전부터 빚을 짊어지게 된 청년층에는 더 적극적인 도움이 필요하다는 게 협의회 의견이다.
민간장학재단이 기금을 지원하고 한국장학재단이 수혜 대상자를 선정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협의회 관계자는 "재학생 지원만큼 시급한 것이 신용유의자 지원이라는 점에 (협의회) 이사진도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며 "다만, 민간장학재단에 대한 규제가 완화돼 기금을 적극 운용할 환경이 돼야 폭넓은 지원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산 규모가 20조원에 달하는 국내 민간장학재단들은 공익법인 운영 조례에 따른 규제를 받기 때문에 예·적금과 안정성이 큰 일부 채권 등 저금리 상품에만 투자하는 실정인데 이런 상황이 개선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협의회는 수요자 맞춤형 장학정보를 제공할 방안을 연구하고, 새 장학사업 모델도 개발한다.
장학사업을 활성화해야 청년층의 대출 부담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한국장학재단 정부지원 학자금 신규대출은 1조9천128억원으로 전년(2조1천254억원)보다 2천126억원(10.0%) 줄었다.
학자금대출은 2013년 2조5천520억원을 기록한 이래 감소세를 이어왔지만 2조원 미만으로 줄어든 것은 한국장학재단이 설립된 2009년 이후 처음이다.
이는 2012년 도입된 국가장학금 제도가 정착됐기 때문이라고 교육부와 한국장학재단은 분석했다.
국가장학금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대한민국 국적 대학생이 소득 수준에 연계해 지원받을 수 있는 장학금이다. 올해는 약 3조6천억원 예산이 책정됐다.
한국장학재단 관계자는 "국가장학금이 늘면서 학자금대출은 줄고 있다"며 "특히 취업 후 상환대출은 감소폭이 커 지난해에는 2013년(1조2천550억원)의 절반을 조금 웃도는 6천940억원으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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