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지갑' 월급쟁이들이 내는 근로소득세(근소세)가 지난해 시상 처음으로 30조원을 넘었다.
부동산시장 호조로 양도소득세는 대폭 늘었지만 저금리로 이자소득세는 줄었다. 11일 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총국세수입 242조6천억원 가운데 근소세는 31조원으로 전년보다 14.6%(3조9천억원) 증가했다.
이런 증가율은 총국세수입 증가율 11.3%보다 3.3%포인트 높은 수준이고 동결되거나 올라도 한 자릿수에 그치는 임금 인상상률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지난해 근소세는 정부가 2016년 예산을 편성할 때 예측했던 것보다는 1조8천억원(6.2%) 많다. 정부의 예상보다 근소세가 더 많이 걷혔다는 의미다.
2005년 10조원을 넘어선 근소세 수입은 2006년 12조2천억원에서 2007년 14조1천억원, 2008년 15조6천억원까지 증가했다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2009년 13조4천억원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2010년 다시 15조6천억원으로 늘어난 뒤 2011년 18조4천억원, 2012년 19조6천억원, 2013년 21조9천억원, 2014년 25조4천억원, 2015년 27조1천억원 등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근소세는 10년 전의 2.5배 수준으로 2016년보다 18조8천억원 늘어났다.
총국세에서 근소세 비중도 12.8%로 10년전의 8.8%보다 대폭 확대됐다.
정부는 명목임금이 올랐고 취업자 수가 늘어나 지난해 근소세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상용근로자 5인 이상 사업체의 근로자 1인당 월평균 임금은 337만7천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4.0% 상승했다.
지난해 상용근로자 수는 1천297만명으로 전년보다 3.1% 증가했다.
직장인 김 모(47)씨는 "소득이 늘어나 세금을 많이 납부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요즘은 경기는 좋지 않은 데 세금만 증가하는 것 같다"면서 "월급 명세서를 보면 세전과 세후 소득의 앞자리 숫자가 다르다"고 말했다.
부동산시장 호조로 지난해 양도소득세 수입은 13조7천억원으로 1년 전보다 15.4%(1조8천억원) 증가했다.
부자들이 주로 내는 상속증여세는 5조4천억원으로 전년보다 6.1%(3천억원) 늘어났다.
종합소득세는 14조3천억원으로 전년보다 12.2%(1조6천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금융 관련 세목의 실적은 좋지 않았다.
저금리 영향으로 지난해 이자소득세 수입은 2조1천억원에 그쳐 전년보다 17.6%(4천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3년 만기 회사채금리는 1.89%로 전년보다 0.19%포인트 떨어졌고 저축성수신 평균금리는 1.48%로 0.26%포인트 내려갔다.
증권거래세도 4조5천억원에 그쳐 전년보다 4.3%(2천억원)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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