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유력 대선주자 반기문 전 유엔총장이 스스로 자랑했던 'UN 업적'들 중 일부가 전임 사무총장이었던 코피 아난의 작품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4일 방송된 JTBC 뉴스룸 '팩트체크'에서는 반 전 총장의 업적 중 사실과 다른 부분을 집중 검증했다.
보도에 따르면 먼저 반 전 총장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UN 본부에 윤리 국장이 없었다"며 "61년간 없었던 윤리국을 제가 처음 만들었다"고 밝혔다.
UN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신설된 윤리국은 반 전 총장이 추진한 개혁 조치 중 하나로 꼽혀왔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달랐다. 2005년 12월 30일 사무총장 고시에 따르면 당시 UN 사무국이 윤리국을 추진하고 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해당 고시의 마지막 장에는 '2006년 1월 1일 효력이 발생한다'고 써있으며 아래에는 '코피 아난' 전 UN 7대 사무총장의 서명이 있었다.
즉, 8대 사무총장으로 반 전 총장이 UN에 오기 전 이미 윤리국이 만들어져 있었던 셈이다.
전임 사무총장의 업적을 가로챈 정황은 또 있다. 반 전 총장은 스스로 "재산 신고 제도가 없어 직접 '재산공개제도'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2006년 4월 10일 사무총장 고시에 이미 '재산 내역 신고' 제도를 신설하겠다는 내용이 있었으며 이 또한 코피 아난 전 총장의 서명으로 이뤄졌다.
이 밖에도 반 전 총장은 지금껏 성소수자 인권을 위해 노력했다고 말해왔으나 지난 24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에 참석해 성소수자를 지지한 것이 아니라며 입장을 번복하면서 일관성 논란이 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