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토)

392일째 소녀상 지키는 여학생이 먹고 싶다고 말한 음식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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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배수람 기자 = "엄마가 해 준 따뜻한 집밥이 먹고 싶어요"


24일 인사이트는 체감온도 영하 20도에 육박하는 추위에도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평화의 소녀상을 지키기 위해 24시간 노숙하는 학생들을 만났다.


이날 소녀상 곁을 지키기 위해 모인 학생은 총 6명으로 이들은 비닐로 만든 작은 텐트에서 전기장판과 작은 난로에 기대 추위를 피하고 있었다.


위안부 문제에 관심을 가진 개개인이 뜻을 모아 시작한 농성은 어느새 해를 넘겨 두번째 겨울을 맞고 있다.


열악한 환경에 힘들어서 그만두고 싶었던 순간을 질문했을 때 최혜련(22) 학생은 "지금은 여건이 좋아진 것"이라며 "영하 18도에 맨바닥에서 지내느라 귀에 동상까지 입은 친구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김복동 할머니께서 강하신 분인데 눈물을 보이시더라"며 "젊은 우리가 나서서 국민의 목소리를 키울 수 있는 역할을 해야겠다고 의지를 다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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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수능을 치르고 농성에 참여하게 된 오승미(20) 학생은 부모님이 평소 위안부 문제에 관심이 많아 딸이 소녀상을 지키는 활동을 묵묵히 지지해주고 있다고 전했다.


소녀상 곁을 비우지 않기 위해 24시간 교대로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이들이 주로 끼니를 해결하는 곳은 편의점과 도시락 가게였다.


시민단체와 오가는 시민들의 십시일반 도움으로 제대로 된 식사를 겨우 챙긴다는 학생들이 가장 먹고 싶은 것은 바로 "엄마가 해준 따뜻한 집밥"이었다.


가족과 함께 어머니가 해주시는 갓 지은 밥을 먹을 수 있음에도 라면과 인스턴트 식품으로 겨우 배를 채우는 학생들을 보니 마음 한 편이 묵직해졌다.


겨울에는 영하 18도의 매서운 날씨에 동상까지 입고 여름에는 태풍으로 인해 천막이 무너지는 등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학생들은 이 험난한 농성을 계속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혜련 학생은 "미래를 위해서는 지금의 희생쯤은 감수해야 한다"며 "25년동안 위안부로 피해를 겪은 할머니들을 생각하면 힘든 것도 아니다"라고 의지를 다졌다.


이어 "처음 가족들의 심한 반대가 있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아버지가 악플에 댓글을 달아주는 등 응원해주고 있다"고 웃기도 했다.


다가오는 설 연휴에도 소녀상을 지키기 위해 제 일처럼 나서서 가족들 곁을 떠나 길거리에서의 쪽잠을 선택한 학생들의 모습을 보면서 위안부 문제가 양은냄비처럼 쉽게 사그라들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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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람 기자 baebae@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