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권길여 기자 = 서울시의 '청년 주택'이 모집 전부터 '금수저를 위한 사업'이라고 뭇매를 맞고 있다.
지난 20일 서울시 측은 "삼각지역 인근에 들어설 청년 주택의 월 임대료를 '12만~38만 원'으로 확정했다"며 "4월부터 1086세대 규모의 첫 입주자를 모집한다"고 밝혔다.
'청년 주택'은 사상 최악의 취업률로 힘들어하는 청년들의 '살 자리'를 보장해 주자며 서울시가 내놓은 주택이다. 서울시는 "시세보다 최대 80% 저렴하고 최장 6년까지 거주 가능하다"며 청년 주택 지원을 독려했다.
하지만 '청년 주택' 관련 소식을 접한 2030세대들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사회 초년생과 대학생들이 월 임대료 16만원짜리에 들어가려면 보증금 9485만원이 필요하기 때문.
공동생활의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3인 셰어 공간(임대료 월 12만원)도 있지만, 이 역시 보증금 7116만원이 있어야 들어갈 수 있다.
2030 세대들은 "가난한 청년들에게 9500만원에 달하는 돈이 어디있냐"며 "결국은 '금수저'를 위한 정책 아니냐"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심지어 청년 주택이 서울시가 저렴하다고 주장한 것과 다르게 비싸게 책정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서울시의회 이숙자 의원은 "서울시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용산구 역세권에 주거하는 청년들이 지불하는 평균보증금은 3403만원이고 이를 삼각지 청년주택의 최저면적인 19㎡ 기준으로 환산하면 3803만원"이라며 "이에 비해 19㎡인 청년주택 임대보증금은 3950만원으로 사실 150여만원이 높은 보증금을 지불해야 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또 "청년 주택이 건설되는 용산구 한강로2가 인근의 오피스텔·원룸 중 전용면적 40㎡, 보증금 1억원, 월세 20만원 수준의 물건이 확인됐다"며 "서울시가 제시한 전용면적 19㎡의 보증금 9485만원, 월세 16만원과 비슷한 비용으로 2배 이상의 전용면적을 가진 주택에 입주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권길여 기자 gilyeo@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