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문지영 기자 = 회사에 납부할 돈 '2,400원'을 실수로 빠뜨렸다고 해고당한 버스기사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 기각 소식에 분통을 터뜨렸다.
20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는 전북 A운수에서 버스기사로 근무하다 '2,400원' 횡령 혐의로 해고돼 최근 2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이희진 씨가 출연했다.
이씨는 17년 동안 A운수에 근무했는데 지난 2014년 회사에 납입해야 하는 원금에서 2,400원을 빼고 입금했다는 이유로 '해고' 통보를 받았다.
이에 대해 이씨는 파업에 열심히 참여하고 노동자들의 권리를 찾는 운동에 참여하면서 회사에 미운털이 박혀 이런 처분을 받은 것 같다며 분통해했다.
이날 진행자인 김현정 PD는 이재용 부회장이 회사 돈 약 430억 원을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씨에게 건넨 뇌물 공여 혐의를 받았으나 구속영장 기각 판정이 내려진 것을 언급했다.
김 PD는 "이재용 부회장과 이희진 기사님이 비교되면서 회자가 되고 있다. 어떤 생각이 들었냐?"고 물었다. 실제로 두 사례를 두고 법이 약자에게만 너무 가혹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기 때문.
이에 이씨는 "나라를 떠나고 싶다. 너무나도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있는 사람에게만 너무 후하고 없는 사람에게는 너무 가혹한 법이 아닌가라는 서러운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대법원까지 가겠다. 꼭 이겨서 명예를 되찾고 싶다"며 "지금은 생계를 위해 식당에도 나가고 여러 일이 있으면 나간다"고 밝혔다.
앞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지난 2015년 이 부회장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잘 진행되도록 도와달라는 취지의 청탁과 함께 경영권 승계를 위해 회사 돈 약 430억 원을 빼돌린 것으로 보고 이재용 부회장에게 뇌물 공여 등의 혐의를 적용했다.
그러나 지난 19일 서울중앙지법 조의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뇌물 범죄 사실 관계에 대한 다툼의 여지가 있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영장을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