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대선 행보 중인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팽목항의 '세월호 분향소'를 찾았다. 그러나 시위대의 거센 항의에 도망치듯 팽목항을 빠져나가야 했다.
반 전 총장은 지난 17일 오전 경상남도 김해의 봉하마을을 찾아 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데 이어 오후에는 전라남도 진도의 팽목항 세월호 분향소를 방문해 희생자들에게 분향했다.
이날 반 전 총장은 봉하마을에 이어 팽목항에서도 자신의 행보를 비판하는 시위대와 맞닥뜨렸다.
진보 성향의 시민 단체 회원들은 "반기문 사죄하라", "위안부 야합", "Mr. Ban! Stop the Show!"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반 전 총장이 '정치쇼'를 한다고 비판했는데, 이에 대해 반 전 총장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세월호 분향소를 찾아 참배하고 미수습 가족들과 10여분 정도 만나 위로를 전한 반 전 총장은 팽목항을 빠져나가던 중 아래와 같은 독설을 들었다.
"기름 장어는 바다로 들어가라" [영상 링크] - 56분 28초쯤
반 전 총장은 이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진 않았지만 그동안의 대선 행보에서 가장 굴욕적인 순간이었을 것이다.
한편 반 전 총장이 현장에 있던 취재 기자들의 질문에 일체의 답변도 하지 않은 채 차량을 타고 도망치듯 팽목항을 빠져나가 논란이 일고 있다.
오늘 봉하마을 팽목항 간 반기문을 따라 다녀봤는데 정말 정 떨어졌습니다. 말하기도 싫습니다.
— 미디어몽구 (@mediamongu) 2017년 1월 17일
위 영상을 공개한 1인 미디어 미디어몽구에 따르면 현장에 있던 기자들은 반 전 총장에게 "질문 좀 받아 달라"고 부탁까지 했다. 반 전 총장이 그동안의 대선 행보 중 민감한 질문에 대해선 '모르쇠'로 일관했기 때문.
하지만 기자들의 이런 간곡한 요청에도 불구, 반 전 총장은 끝까지 민감한 질문에는 말을 아낀 것으로 알려졌다.
오늘 보니 기자들이 반기문한테 부탁을 하더군요.제발 질문 좀 받으라고요.들어봤더니 오늘 뿐 아니라 민생행보 중 질문을 한번도 안받았다고 하네요.기자회견 빼고요.반대로 사진 기자들이 좋아할만한 그림은 잘 만들어주더라는.이걸보고 보여주기식이라는 겁니다.
— 미디어몽구 (@mediamongu) 2017년 1월 17일
'정치쇼', '오락가락 갈지(之)자 행보', '퇴주잔 논란' 등 각종 구설수에 휩싸인 반 전 총장은 오늘(18일)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고 조선대에서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특강을 실시한 뒤 여수 수산시장을 찾아 화재 현장을 둘러볼 예정이다.
오후에는 대구로 이동해 서문시장을 방문해 상인들을 위로한 뒤 청년 리더들과의 '삼겹살 토크'를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