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최순실 게이트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으로 지목되고 있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미공개 회고록을 통해 박정희·박근혜 대통령 일가에 대한 맹목적 충성을 드러냈다.
16일 한국일보는 2009년 10월 발간된 521쪽 분량의 김기춘 미공개 회고록 '오늘도 내 인생의 마지막 날인 것처럼'을 입수해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김 전 실장의 회고록은 일부 친지와 지인에게 줄 목적으로 제작된 비공개 출간물로, 해당 문서에는 박정희·박근혜 대통령 일가와의 인연이 다수 적혀 있었다.
74년 중앙정보부(현 국가정보원)에 파견되면서 본격적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을 보좌한 김 전 실장은 "박정희 대통령 일가와는 운명적인 인연으로 얽혀 있었다"며 "그 분들과의 인연을 소중히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박정희 대통령은) 사심 없이 나라와 겨레의 행복만을 생각하는 진정한 애국적 정치 지도자라 확신한다"며 존경심을 드러냈다.
김 전 실장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서도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의 원칙과 판단력, 어머니 육영수 여사의 자애로움을 겸비하고 있다고 칭찬하며 "훌륭한 정치 지도자로 성장했음을 실감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당 대표 시절) 중요한 당무에 대해 의견을 물어주시는 등 나를 신뢰하고 아껴주셨다"며 박 대통령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반면 김 전 실장은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선 "친북적, 좌파적"이라고 평가했다.
김 전 실장은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집권 시기와 관련 "10년 동안 온갖 핍박을 받으며, (나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우리 헌법이념이 제대로 구현되는 올바른 자유민주정부를 세우려 열심히 투쟁했다"고 서술했다.
한편 해당 회고록이 공개되자 일각에서는 김 전 실장이 박정희 일가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한 것으로 보아 '최순실 국정농단은 전혀 몰랐다'는 그의 주장은 신빙성이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