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저희는 구조된 것이 아닙니다. 스스로 탈출했다고 생각합니다"
JTBC 손석희 앵커가 광화문 광장으로 나온 세월호 아이들의 발언을 소개하며 '세월호 1000일'에 대해 언급했다.
손석희 앵커는 지난 9일 JTBC '뉴스룸'에서 앵커브리핑을 통해 세월호 1000일을 돌아봤다.
손석희 앵커는 지난 토요일 촛불 집회에 참석한 세월호 생존 학생의 발언을 소개하며 입을 열었다.
"구조된 것이 아니다. 스스로 탈출했다고 생각한다"
손 앵커는 생존 학생의 발언에 대해 "3년 만에 어렵사리 말을 뗀 생존 학생들의 말이다. 누구도 나서 지켜주지 않던 처절했던 순간, 그들은 그렇게 세상으로 나왔다"며 "돌이켜보면 아이들이 세상으로 나온 후에 암흑 같은 트라우마에서, 혹은 살아왔다는 미안함에서 구조됐을까"라고 물었다.
이어 "절체절명의 순간 들려왔던 첫 번째 음성, '움직이지 말라', '가만있으라' 그리고 1000일 동안 이어진 세상 한쪽의 목소리들. 그것은 가만있으라는 말보다 더욱 실망스럽고 때로는 공포스러운 것이었다"며 "대통령은 한 번의 담화 이후 이들을 외면했다"고 말했다.
손석희 앵커는 합리적 보수와는 상관없는 일부 세력들이 세월호 진실을 밝히기 위해 단식을 하는 유가족들 앞에서 피자를 먹었던 비상식적인 행동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손 앵커는 "유족들은, 그리고 살아남은 아이들은 진실에 배가 고팠을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이것마저도 진보와 보수, 진영논리로 나눴고 '세월호는 교통사고'라고 깎아내렸다"며 "(정부는) 그때에도 정권의 안위부터 걱정했고 교황 방한마저 전전긍긍했다"고 말했다.
이어 "세월호 7시간, 사람들이 왜 알고 싶어하는지 왜 알아야만 하는지 더 이상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그 7시간은 여전히 의문 속에 남아있다"며 "1000일 동안 말도 못한 채 지켜봐온 아이들은 이제 스무살 청년이 되어 광장에 섰다. 그렇다 그들은 세월호에서도 스스로 탈출했을 뿐 아니라 세월호 이후 삶에서도 구조 받지 못해서 스스로 광장에 섰다"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손 앵커는 "우리가 해줄 수 있는 이야기는 그저 '나이테는 겨울에 자란 부분일수록 여름에 자란 부분보다 더 단다하다'라는 신영복 선생의 글귀 정도다"라고 말하며 앵커브리핑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