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국가정보원이 관여한 정황이 포착됐다.
지난 8일 SBS '8시 뉴스'는 국정원이 직접 문화예술계 인사들을 '사상 검증'한 뒤 이를 문화체육관광부에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1월과 2월 두 달 동안 추가된 블랙리스트 명단에는 정부 지원 문화 사업에서 배제해야 할 문화계 인사들과 그 이유가 적혀있었다.
해당 명단에는 국립아시아 문화전당 간부 후보 중 김 모 교수가 포함돼 있었는데, 그 사유로는 친노무현 활동은 물론 30년 전 행적과 배우자의 언론 관련 활동까지 적혀 있다.
눈에 띄는 것은 이러한 사유를 영문 알파벳 'K'라는 기관이 문체부에게 통보했다는 점이다.
당시 문체부 고위 관계자는 "블랙리스트의 보안 유지를 위해 국정원에서 전해온 내용은 'K'로, 청와대에서 내려온 명단은 'B'로 표기했다"고 밝혔다.
국정원을 뜻하는 알파벳 'K'는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조직위원 구성, 아르코 주목할만한 작가상 선정 등 문체부 블랙리스트 명단 곳곳에서 발견됐다.
청와대뿐 아니라 국정원의 정보력까지 사상 검증에 동원되고 있었던 셈.
이에 정부가 문화기업을 지원하는 기준이 정치적 잣대였다는 사실 또한 명확해졌다는 분석이다.
해당 의혹과 관련 박영수 특검팀은 "확인 불가"라는 입장을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