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2016년 마지막 날인 31일 토요일 가평우체국 김 모(49) 집배원이 택배 배송 중 갑자기 쓰러져 목숨을 잃었다. 이로써 지난해 집배원 순직사고는 6건으로 늘어났다.
지난 3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집배노동조합(이하 '집배노조')은 공식 성명을 통해 "장시간 노동과 토요 택배 배달의 중노동에 24년 베테랑도 순직을 피해 갈 수 없었다"며 인력 증원과 노동시간 개선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집배노조는 "우정사업본부는 순직이 가장 많은 정부기관"이라고 꼬집으며 사망사고의 형태는 다양하나 원인은 바로 '인력 부족'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집배원의 장시간 노동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최소 23%의 인력 증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순직한 집배원 6명 중 교통사고로 사망한 1명을 제외하면 나머지 모두 일하는 도중 목숨을 잃었다.
이들 대부분은 급성 뇌출혈, 호흡곤란 및 구토 증세, 급성 심정지 등이 사망 원인이었다.
집배노조 측의 주장대로 실제 집배원들은 과중한 업무량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7월 노동자 운동연구소가 발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집배원의 주당 평균 노동시간은 55.9시간으로 일반 노동자(2015년 경제활동 인구조사 기준)가 46.3시간인 것에 비해 약 12시간 더 길게 일한다.
집배원의 토요근무제는 2014년 7월 폐지됐으나 2015년 10월 우정사업본부는 경영 악화를 이유로 이를 재개했다.
이에 집배노조 측은 장시간 노동이 사망사고를 일으킨다며 강력히 반대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최승묵 집배노조 위원장은 "집배원 한 명이 하루 12~16시간 일하고 있다"며 "정부기관이 모범이 돼 주 5일제를 사회에 정착시켜야 할 판에 오히려 짐을 노동자에게 떠넘기니 참담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잇단 집배원 순직사고에도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집배원은 계속 증원하고 있다"며 "국민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토요 배달은 꼭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