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재벌 3세이자 13대째 '도깨비'를 모시는 가신(家臣) 집안의 4대 독자 유덕화(육성재) 정체를 놓고 팬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유덕화는 천방지축에 허세 그리고 허풍까지 갖추고 있는데다가 '도깨비' 김신(공유)을 무서워하기는 커녕 '삼촌'이라고 부르는 등 허물없이 대한다.
하지만 그저 곱게 자란 '재벌 3세'라고 여기기에는 미심쩍인 부분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회를 거듭할수록 의문스러운 행보를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지난 24일 방송된 '도깨비' 8회에서 유덕화는 한자로 적힌 김신의 유언장을 베껴온 지은탁(김고은)의 노트를 보고는 묘한 표정으로 "연서"라고 전혀 다른 답을 내놓기도 했다.
지금부터 '도깨비' 팬들 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한 유덕화의 정체에 대한 두 가지 주장의 모든 것을 한번 파헤쳐 보자.
◆ [주장 A] 유덕화는 평범하지만 충성심이 깊은 인간이라는 주장
근거 1. '도깨비' 공식 홈페이지 인물 소개에 특별한 내용이 없다
실제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면 인물 소개에 직업은 '재벌 3세', 13대째 도깨비를 모시는 가신 집안의 '4대 독자'라는 원론적인 이야기만 언급돼 있다.
또한 도깨비 김신이 거쳤을 수 많은 이별들을 떠올리며 단순히 손이 많이 가는 형인 줄 알았던 마음도 이제는 신경이 쓰인다고 적혀 있다.
근거 2. 모자 쓴 저승사자(이동욱)을 보지 못하고 타임 스탑에 걸린다
지난 10일 방송된 '도깨비' 4회에서 유덕화는 김신과 함께 해장하기 위해 식당에 간다. 하지만 자신의 옆에 모자를 쓰고 앉아 있는 저승사자를 알아보지 못했다.
또한 '도깨비' 5회에서 생애 처음 스마트폰이 생긴 저승사자가 시간을 멈추고 써니(유인나)와 통화 리허설 할 때 김신은 자유자재로 움직였지만 유덕화는 멈춰섰다.
근거 3. 유덕화는 어렸을 때부터 할아버지 유신우(김성겸)에서 자랐다
13대째 도깨비를 모시는 가신 집안을 이끄는 유신우 회장은 '도깨비' 1회에서 김신에게 자신의 어린 손자를 소개한다. 바로 유덕화다.
김신은 어린 유덕화를 보고 "난 그대의 삼촌이었다가 형제였다가 아들이었다가 손자가 될 사람이다"고 자신을 소개했고 어린 유덕화는 김신을 무서하기는 커녕 까불어 웃음을 자아내게 했다.
근거 4. 삼신할매, 도깨비, 저승사자가 있어 신(神)이 필요하지 않다
유덕화가 평범한 인간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은 '도깨비'에 신적인 능력을 가진 사람이 무려 3명이나 등장하기 때문에 더이상 신이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실제 '도깨비'에서는 주인공인 김신이 사람들의 생(生)에 아주 가끔씩 개입한다. 또한 삼신할매 역시 범접할 수 없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 유덕화는 충성심이 남다른 인간일 뿐이라는 것이다.
앞서 유덕화가 평범한 인간일 뿐이라는 추측이라면 이번에는 좀 다르다. 바로 '월하노인(月下老人)'일 것이라는 주장이다.
중국 고대 전설에서 혼인을 관장하는 신으로서 남녀가 부부로 맺어진 것은 월하노인이 붉은 실로 두 사람을 묶어줬기 때문이라는 믿음이 생겼다.
그럼 이번에는 유덕화가 '월하노인' 또는 '절대 신(神)'이라고 추측하는 근거가 무엇인지를 정리해봤다.
◆ [주장 B] 절대 신 또는 월하노인, 망각차를 마시지 않은 가신이라는 주장
근거 1. 월하노인을 상징하는 '청실홍실' 의상을 자주 입었다
극중에서 유덕화는 청색과 홍색 계열의 옷을 많이 입고 등장한다. 특히 '도깨비' 1회에서 입은 셔츠에 새겨진 성냥에 불이 꺼져 있었다.
반면 지난 27일 방송된 '도깨비' 8회에서는 불이 붙여져 있는 성냥 모습이 담겨 있어 팬들 사이에서는 혹시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
근거 2. '도깨비' 1회에서 길 걷다가 삼신할매(이엘)와 마주친다
'도깨비' 1회에서 중고등학생 유덕화는 등에 가방을 메고 육교 위를 걷는다. 반대편에서 삼신할매가 다가오고 두 사람이 마주치는 순간 10년이 지난다.
팬들은 재벌 3세가 학교 등교 때 육교 위를 건너야 하는 이유가 없으며 삼신할매가 유덕화를 보는 눈빛이 묘하다는 점에서 두 사람의 관계가 특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근거 3. 지은탁이 서점 책에 꽂아 둔 단풍잎을 가져간다
유덕화는 지은탁이 책에 꽂아 버린 단풍잎을 챙겨 1만원이라는 돈을 받고 다시 돌려준다. 팬들은 좀처럼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지적한다.
특히 지은탁이 다시 단풍잎을 찾으려고 서점을 들렸을 때 유덕화가 마침 책을 환불하려고 했다는 점에서 분명 평범한 인간이 아닐 것이라는 주장에 힘을 실어준다.
근거 4. 지은탁이 해석을 부탁하며 보여준 글을 다르게 해석한다
'도깨비' 8회에서 지은탁은 김신이 적어둔 한자의 뜻을 해석하기 위해 유덕화에게 샌드위치 사주는 것을 빌미삼아 도움을 청했다.
하지만 유덕화는 종이 적힌 한자 내용이 아닌 전혀 다른 해석을 내놓는다. "그렇게 백년을 살아 어느날, 날이 적당한 어느날...."이라고 말이다. 이 멘트는 8회 마지막 김신 나레이션에서도 등장한다.
지난 2일 첫 방송된 tvN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도깨비)는 평균 12.9%, 최고 14%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고공행진 중이다.
빠른 전개와 높은 몰입도 덕분에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향후 '도깨비' 전개를 놓고 갖가지 추측들을 내놓고 있는 상황. 덕분에 이야기는 절반까지 왔다.
무엇보다 '도깨비' 제작진이 오는 30일 방송되는 9회에서부터 반전을 거듭하는 몰입도 높은 스토리 전개가 예고해 유덕화가 앞으로 어떤 활약을 펼칠지 기대된다.
한편 '로코물의 대가' 김은숙 작가가 집필하는 '도깨비'는 도깨비와 저승사자, 자신이 도깨비 신부라 주장하는 소녀가 만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그린 판타지 로맨틱 코미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