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정은혜 기자 = 대상만 13번째, 국내 버라이어티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유재석이지만 대상의 무게는 여전히 무거웠나보다.
30일 새벽 서울 상암동 MBC 공개홀에서 열린 'MBC 연예대상'에서는 유재석, 정준하, 김구라, 김성주가 영예의 대상 후보에 올라 각축전을 벌였다.
앞선 KBS, SBS 연예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하지는 못했지만 MBC에서는 무한도전이라는 큰 프로그램을 이끌고 있는 만큼 유재석의 수상이 이변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재석은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는 순간 마냥 기뻐하지 만은 못했다.
정준하가 데뷔 20여년 만에 처음으로 대상 유력 후보로 점쳐진데다 대상을 수상할수록 부담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유재석은 "상을 받으면 받을수록 어깨가 무겁고 고맙고 미안하다"며 그런 심정을 토로하기도 했다.
또, 어두운 시국을 염려하는 듯한 소감도 남겼다. 유재석은 "꽃길을 걷는다는 말이 있는데, 새해에는 소수만 꽃길을 걷는 게 아닌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꽃길을 걸었으면 좋겠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물론 국정농단으로 얼룩진 대한민국 사회를 의식한 발언이었지만 그 속에는 '수상을 독식하는 자신이 꽃길을 걷는 소수가 아닌가'하는 마음에 왠지 모르게 다른 사람들에게 미안했던 마음도 읽힌다.
중도 하차한 정형돈, 노홍철, 길에 대한 언급도 빼놓지 않았다. "시청자 분들이 허락해주시는 때에 언젠간 모두가 함께 무한도전을 하고 싶다"며 말이다.
짧은 수상 소감이지만 국민 예능 무한도전을 이끌어나가는 부담감에도 굳건히 자리를 지키며 여전히 무한도전의 밝은 미래를 그리는 리더 유재석의 깊은 생각이 느껴진다.
정은혜 기자 eunhye@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