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정희정 기자 = 다사다난 했던 2016년이 불과 이틀밖에 남지 않았다.
올 한 해는 그 어느때보다도 다양한 사건사고들이 넘쳐 시간이 참 빨리 흘러갔다고 여기는 이들이 많다.
특히 연말에 터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사건은 정국을 뒤흔들고 1천 만명에 가까운 시민들을 거리로 이끌었다.
또한 박 대통령의 탄핵안 가결은 세계 대부분 나라에서 긴급뉴스로 전하며 나라망신을 톡톡히 보여준 사례로 남았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최순실 게이트 관련 검찰 조사를 끝까지 거부하면서 특별검찰 조사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등 갈길이 먼 상태다.
이밖에도 우리 국민들을 화나고, 슬프게 한 여러 사건들이 많았는데, 이틀 앞으로 다가온 2017년에는 이런 '악재'(惡災)가 없길 바라며 액땜으로 생각하고 훌훌 털어버리자는 차원에서 인사이트 선정 분노를 일으킨 10대 뉴스를 소개한다.
1. 신안 섬 마을 여교사 성폭행 사건
지난 6월 전라남도 신안군의 한 섬 마을 초등학교 관사에서 술에 취한 여교사를 성폭행한 마을 주민들.
지난 3월 발령받아 홀로 관사에서 생활해온 여교사는 평소 한 학부모의 식당을 찾아 식사하던 중 술을 권하는 주민들을 거절하지 못하고 함께 술을 마혔다.
술에 취한 여교사를 차에 태워 관사로 데려다 준 뒤 범행을 저지른 해당 학부모 외에도 주민 2명은 차례로 관사를 찾아 여교사를 성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2. 강남역 화장실 살인사건
김 모(34) 씨는 지난 5월 17일 서울 서초구에 있는 한 노래방 건물 화장실에서 23살 여성 A씨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당시 경찰 조사결과 김씨는 범행을 저지른 장소에서 약 30분 동안 혼자 화장실을 이용하려는 여성이 들어오기만을 기다렸다가 범행을 저질렀던 것으로 드러나 큰 충격을 줬다.
3. 원영이 암매장 사건
지난 3월 7살 신원영 군은 계모의 학대를 받다 끝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무려 3개월간 욕실에 감금된 채 수시로 폭행당한 원영 군은 마지막 20시간 동안 알몸으로 찬물 세례를 받았다가 다음날 숨진 채 발견됐다.
친부와 계모는 신군의 시신을 열흘간 베란다에 방치하다가 야산에 암매장했다고 경찰에 자백해 국민적 공분을 샀다.
4. 인천 소래포구 여아 실종 사건
6살 입양딸을 살해한 뒤 시신을 불 태워 야산에 묻은 뒤 거짓 실종신고를 한 사건이다.
인천 남동경찰서는 지난 10월 2일 살인 및 사체 손괴·유기 혐의로 아이의 양부모인 A(47)씨와 부인 B씨(30), 이들 부부와 같은 집에 사는 C(19·여)씨를 긴급체포했다.
A씨 등은 지난 9월 29일 밤 경기도 포천시 신북면 자신의 아파트에서 딸 D(6)양이 숨지자 30일 오후 11시께 포천에 있는 A씨 직장 주변 야산으로 시신을 옮겨 불 태운 뒤 묻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딸을 암매장한 다음날인 10월 1일 인천으로 이동한 뒤 오후 3시 37분께 인천 소래포구 축제장에서 "딸이 사라졌다"며 112신고를 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줬다.
5. 구의역 스크린 도어 사고
지난 5월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의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던 청년이 달려오는 전동차를 피하지 못하고 끝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청년이 사고를 당한 구의역 9-4번 스크린도어 앞에는 시민들이 직접 붙인 추모의 포스트잇이 물결을 이루기도 했다.
특히 청년의 가방 안에는 바쁜 스케쥴로 인해 끼니를 놓쳐 미처 먹지 못한 '컵라면'이 발견되면서 시민들은 더욱 가슴 아파했다.
6.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사상 초유의 민간인 국정농단 사태의 주인공인 최순실 씨.
박근혜 대통령과 수십 년간 인연을 이어온 최순실 씨는 박 대통령의 가장 가까운 측근으로 국민들의 세금과 기업의 돈까지 주무르는 만행을 저질렀다.
서울 남부구치소에 수감 중인 최 씨는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청문회 출석도 끝까지 거부해 '구치소 청문회'를 부활시키기도 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번진 이번 사건으로 인해 박 대통령은 헌정 사상 두번째로 국회에서 탄핵안이 가결되는 수모를 겪었다.
7. 정유라 이화여대 특혜 입학
특혜 비리로 이화여자대학교 입학이 취소된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
지난 2일 이화여대는 비선 실세로 알려진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가 이화여대에 입학 특혜를 받은 정황에 대한 조사를 마치고 퇴학 및 입학을 최종 취소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대 측은 정유라 씨의 입학을 취소할 뿐 아니라 특혜 입학에 관여한 전 입학처장 등 5명에 대해서도 중징계를 내리기로 결정했다.
대입을 위해 하루에도 몇 시간씩 땀 흘리며 운동하는 체육생들과 대입을 앞둔 학생들에게 정 씨의 대입 특혜 비리는 분노를 자아내기 충분했다.
8. 칠레 외교관 미성년자 성추행
전세계적으로 망신을 안겨준 칠레 한국인 외교관의 미성년자 성추행 사건.
칠레 현지 방송의 고발로 알려진 해당 사건은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에 국제적인 오점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해당 외교관은 실제 미성년자인 여학생을 끌어안고 입맞춤을 시도하는 등 성추행을 하는 장면을 촬영해 방송하면서 국제적인 비판을 받았다.
9. 전기 누진세
그 어느때보다도 폭염이었던 올 여름, 많은 가정은 '전기 누진세'로 인해 전기 요금 폭탄을 맞았다.
한국 정부는 전세계에서 유일무이하게 가정용 전기에만 '누진제'를 적용하고 있다.
가정에 적용되는 누진제는 6단계로 세분화돼 있다. 100kWh 이하 사용시 요금은 kWh당 60.7원이지만 사용량이 증가할 수록 요금이 올라간다.
만약 어느 가정이 월 350kW의 전기를 쓸 경우 전기 요금은 6만원 가량에 해당한다. 하지만 500kW를 쓰면 요금은 13만원으로 순식간에 불어나는 셈이다.
기록적인 폭염을 낳은 올 여름에 이같은 전기 누진세로 인해 서민들은 제대로 된 냉방도 못한 채 더위에 찌들어야 했다.
10. 나향욱 "민중은 개·돼지" 발언
기자들과의 술자리에서 "민중은 개·돼지다", "신분제를 공고화해야 한다"고 발언한 나향욱 전 교육부 정책기획관.
교육부는 나 전 정책기획관이 과음한 상태에서 기자와 논쟁을 벌이다 실언했다고 해명했지만 국민들의 분노는 사그라들지 않았다.
결국 교육부는 나 전 정책기획관을 파면하기로 결정했지만 나 전 정책기획관은 "파면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교육부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낸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