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서민우 기자 =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항상 미꾸라지처럼 법망을 교묘히 빠져나간다는 의미로 '법꾸라지'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한다.
그러나 지난 7일 여의도 2차 청문회에서 '주갤러'가 제보한 '위증 자료'처럼 모든 것에는 언제나 흔적이 남기 마련이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과거 그가 저지른 악행의 흔적이 발견돼 다시 한번 70대 노인의 엉덩이가 '들썩'이길 바라며 '끝판 악' 김 전 실장의 과거 '12가지 악행'을 모아봤다.
1. "각하는 꽃길만 걸으십시오", 유신헌법 초안 작성
김 전 실장은 32살의 젊은 검사 시절 박정희 독재정권의 상징인 '유신헌법' 초안 작성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유신헌법 덕분에 박 전 대통령은 헌법을 초월하는 '반인반신'의 존재가 될 수 있었다.
2.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여 만세", 김지하 시인 옥살이
김지하 시인은 박정희 정권을 통렬히 고발한 '오적'(재벌ㆍ국회의원ㆍ고급공무원ㆍ장성ㆍ장차관)이라는 시를 발표하며 이들을 나라를 '똥바다'로 만든 '병신오적'으로 명명했다.
김 전 비서가 중앙정보부의 대공수사국장을 역임할 당시 '오적'을 발표한 김지하 시인은 6년 넘게 감옥에서 수감생활을 했다.
3. "기춘아 너는 오늘부터 김똘똘이야", 육영수 여사 저격 사건 범인 사형
현장의 총성과 탄환에 대한 수사에 허점이 많았다고 지적된 고(故) 육영수 여사 저격사건 당시, 김 전 실장은 중앙정보부 5국의 파견 검사로 해당 사건을 맡았다.
당시 어떤 방법을 행했는지 알려지진 않았지만 범인 '문세광'은 범행 일체를 자백했고 곧장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이때 박정희 대통령은 김 전 실장의 수사력을 칭찬하며 '김똘똘'이라는 별명을 붙여줬다는 후문이 있다.
4. "너 빨갱이지?", 민청학련 사건
유신정권에 의한 대표적 용공조작 사건으로 꼽히는 '민청학련 사건' 당시 김 전 실장은 국정원의 전신인 중앙정보부의 대공수사국장이었다.
당시 박정희의 유신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조작된 이 사건에서 '유인태'는 억울하게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5. "집에 라디오가 있으니 너도 빨갱이야", 제2차 인혁당 사건
영화 '변호인'의 모티브가 되었던 사상 최악의 사법살인 '인혁당 사건'.
이때도 김 전 실장은 중앙정보부 소속이었으며 인혁당 관련 8인 사형에 깊숙히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있다.
6. "머리에 둔기로 내리친 흔적이 있지만 실족사입니다", 장준하 선생 의문사
'재야의 대통령'으로 불리며 박정희 전 대통령의 눈엣가시였던 장준하 선생.
장준하 선생은 머리에 '대형 해머'로 내리친 흔적이 남아 있는 채 변사체로 발견됐고 당시 중앙정보부는 사인을 '실족사'로 발표했다.
역시 이당시에도 김 전 실장은 중앙정보부 5부장으로 재직 중이었다.
7. "자살 당하고 싶어?", 최종길 교수 의문사
최종길 서울대 법대 교수는 유신체재 당시 반 정부 투쟁을 이끌었던 핵심인물이었다.
최 교수는 중앙정보부에서 조사를 받다가 '추락사'했으나 당시 중앙정보부는 '자살'로 사인을 발표했다.
여전히 당시 김 전 실장은 중앙정보부 5부장을 역임하고 있었다.
8. "나는 너를 쥐도 새도 모르게 고속도로에서 차로 죽일 수 있어"
1976년 민주구국선언 발표로 교도소에 수감된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변호인을 맡았던 고(故) 김광일 변호사.
그는 자신의 회고록에 당시 김 전 실장이 "김광일, 우리는 너를 쥐도 새도 모르게 고속도로에서 차로 치어 죽일 수 있다 제발 김대중 앞잡이 노릇을 집어치워라"고 회유와 협박을 했다고 기록했다.
9. 한국판 드레퓌스 사건, 강기훈 유서 대필 조작 사건
김 전 실장이 법무부 장관이었던 1991년, 강기훈씨는 노태우 정권의 퇴진을 외치며 분신한 '김기설'씨의 유서를 대신 써줬다고 몰려 자살방조 혐의로 구속됐다.
하지만 다행히(?) 2015년 대법원 재심에서 해당 사건은 '조작에 의한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10. "우리가 남이가?", 초원 복집 지역감정 조장 사건
1992년 대선 직전, 경상남도의 기관장들을 '초원 복집'이라는 식당에서 만나 "우리가 남이가?"를 외쳤다고 알려진 김기춘.
김 전 실장이 당시 법무부 장관이라는 공직에 있었음에도 김영삼 전 대통령 당선을 위해 지역감정을 조장했다는 주장은 끊임 없이 제기되고 있다.
11.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주도
지난 2004년 김 전 실장은 한나라당 법제사법위원장의 자리에 있었다.
이때 김 전 실장은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한 당시의 한나라당 의원들과 합심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을 주도했다는 의혹을 받고있다.
12. "대한민국은 최순실에서 시작해 최순실로 끝난다?",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
헌정 사상 최악의 국정농단 사건으로 평가받는 이번 '최순실 게이트' 사건 청문회에서 김 전 실장은 '최순실을 전혀 모른다'고 잡아떼며 관련을 부인했다.
그러나 누리꾼의 제보를 받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결정적 증거 앞에 천하의 '기춘 대원군'은 엉덩이를 들썩이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